ⓒAFPBBNews = News1

측면도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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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가 12일 오전 3시(한국시각)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4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크로아티아는 이번 승리로 국가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했다. 박경훈 교수와 전주대 축구학과 분석팀은 모드리치의 존재감만큼 강하고 단단했던 측면조합을 조명했다.

크로아티아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브로조비치를 선발로 복귀시켰다.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3대0으로 꺾고, 8강전에서 러시아를 상대한 전술이다. 크로아티아는 브로조비치와 라키티치가 3선을 구성하는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브로조비치가 넓은 활동 범위와 수비능력으로 라키티치-모드리치 뒤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경기 운영 방식이다.

잉글랜드는 선발 라인업의 변화가 없었다. 기존과 동일한 3-5-2 포메이션이다. 차이점은 크로아티아의 전방압박으로 롱 킥의 비중이 기존 경기들에 비해 높아졌다. 결국 케인은 콜롬비아전처럼 하프라인 근처까지 볼을 받으러 내려오는 경우가 잦아졌다. 대신 투톱 파트너인 스털링이 스피드를 활용하며 전방에 머물다가 뒤 공간으로 침투하는 시도를 늘렸다.

▶ 달라진 측면 활용

크로아티아가 사용하는 4-2-3-1 포메이션에서 측면은 양쪽 윙포워드와 풀백이 맡는다.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의 주전 측면은 윙포워드 페리시치-레비치, 풀백 스트리니치-브르살리코의 조합으로 나서고 있다. 넷의 공통적 특징은 공수에 모두 적극성을 띌 수 있는 체력과 빠른 스피드를 가졌다. 모두 유럽 주요리그 주전급 선수들이기도 하다.

크로아티아의 측면 공격 조합은 밸런스를 지킨다. 양쪽이 동시에 공격적으로 전진하는 것을 자제한다. 간혹 8강에서 만난 러시아처럼 후반에 상대가 수비적으로 내려앉으면 양쪽 풀백을 모두 전진시키기도 하지만, 잉글랜드전에는 기존대로 활용했다. 라이트백 브르살리코는 크로스를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전진했고, 레프트백 스트리니치는 하프라인 근처에서 밸런스를 유지했다.

이들은 윙포워드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움직임을 보인다. 페리시치와 레비치의 다른 스타일 때문이다. 페리시치는 양발을 사용하며 직선적인 드리블 돌파와 크로스가 뛰어나다. 반면 레비치는 상대 수비 뒤 공간 침투에 능하다. 둘은 자주 스위칭하며 양쪽 윙포워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레비치가 왼쪽 윙포워드일 땐, 만주키치가 전방에서 왼쪽 측면으로 상대 수비수를 끌어낸다. 레비치는 장점을 살려서 그 뒤 공간으로 침투를 시도한다. 레프트백 스트리니치가 밸런스를 유지하며 높이 오버래핑하지 않기 때문에, 만주키치가 넓이를 가져오는 움직임이다.

반면 레비치가 오른쪽 측면에서 뛸 땐 풀백 브르살리코를 서포트에 집중한다. 브르살리코는 폭발적인 오버래핑을 할 수 있는 체력과 스피드, 크로스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브라질의 마르셀로처럼 일대일 드리블 돌파를 할 정도의 솔로 능력은 부족하다. 그래서 레비치가 브르살리코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며 모드리치의 도움으로 상대 측면과 수적 우위를 만든다.

▶ 승부처도 측면으로 이동했다

크로아티아는 이날 과감한 전방압박을 시도했다. 라키티치와 모드리치가 상대 스리백의 빌드업을 적극적으로 방해했다. 브로조비치가 후방에 위치했기 때문에 높은 위치에서 머무는 게 가능했다. 잉글랜드의 장점인 빠른 속공을 막아냈다. 이로 인해 잉글랜드는 지난 경기들과는 다르게 롱킥을 하는 횟수가 늘었다.

롱 킥에 의한 세컨드볼 경쟁에선 잉글랜드가 우위를 점했다. 크로아티아의 약점은 모드리치와 라키티치의 수비전환 시 복귀 속도다. 이들은 전방을 향한 압박은 적극적이며 헌신적이지만, 수비진으로 내려오는 타이밍은 느리다. 순간 속도가 빠른 선수들이 아니다. 잉글랜드는 세컨드볼을 많이 가져가며 크로아티아 진영으로 접근했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여기서 확실한 우위를 만들지 못했다. 설령 세컨드볼을 획득해도 케인이 볼을 받기 위해 수시로 내려오는 움직임을 갖기 때문에, 다시 전방으로 볼을 투입해서 크로아티아 수비에 균열을 낼 타이밍을 만들지 못 했다. 케인이 내려서면 스털링, 린가드, 알리가 앞쪽으로 움직였지만, 비다와 로브렌의 빠른 타이밍의 압박과 유기적인 커버를 뚫지 못했다. 일대일 대결도 압도하지 못했다.

결국 차이는 측면에서 만들어졌다. 크로아티아는 잉글랜드의 롱 킥 시도로 공수전환 과정이 많아졌다. 모드리치의 공격적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측면이 활발해져야 했다. 그래야 중원에도 공간이 더 넓어질 수 있다. 크로아티아는 측면에서 단순하게 최전방으로 이동했다. 압박이 덜 한 풀백의 크로스를 활용했다. 3-5-2를 사용한 잉글랜드는 측면 숫자가 적을 수 밖에 없는데, 크로아티아는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크로아티아는 브르살리코를 더 공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보조적인 움직임을 할 수 있는 레비치를 오른쪽에 배치했다. 상대 왼쪽 윙백인 영이 강한 압박 없이 측면 깊숙이 물러서는 것을 확인 후엔, 레비치를 왼쪽으로 다시 이동시켰다. 오른쪽에선 페리시치와 브르살리코가 더 넓고 깊은 측면에서 공격을 시도했다. FIFA가 제공한 데이터의 히트맵에서도 레비치는 2선보다 3선에 더 많은 녹색점이 보였다. 브르살리코도 오른쪽 사이드라인 근처에서 녹색점이 묻어있었다.

연쇄적으로 만주키치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기존엔 크로아티아가 볼을 소유해서 하프라인을 넘어서면, 만주키치는 주로 페리시치 근처에 위치했다. 상대 센터백을 유인해서 레비치가 더 넓은 공간에서 침투 능력을 살릴 수 있었다. 반면 이번 경기에선 페리시치와 멀리, 위치했다. 레비치의 활동량 보다 크로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득점도 모두 측면에서 시작됐다. 후반 동점골은 브르살리코의 크로스에 의한 페리시치의 득점이었다. 연장전 만주키치의 결승골도 연장전에 교체투입 된 피바리치가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 상황에서 발생한 루즈 볼을 페리시치가 헤딩으로 연결했고, 만주키치의 슈팅으로 이어졌다. 모드리치와 라키티치를 필두로 중원의 많은 이목이 몰렸지만, 사실 차이를 만들어낸 건 모두 측면이었던 셈이다.

정신적인 면도 연결된다. 세 차례의 연장전에도 잉글랜드 보다 더 많이 뛸 수 있던 이유는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이 바탕이다. 그 활동량을 활용할 수 있는 위치는 보다 넓은 공간 확보가 가능한 측면이었다. 결국 현대축구를 이루는 4요소 '기술-전술-체력-멘탈'은 서로 함께 이루어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경훈 교수, 전주대 축구학과 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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