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자 브랜드 파파존스 창립자인 존 슈나터 전 최고경영자(CEO)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슈나터는 미국 프로풋볼(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비난해 논란이 커지자 지난해 말 CEO직을 사임했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11일(현지 시각) 슈나터가 지난 5월 관리·마케팅 대행사와 전화 회의에서 ‘N-word’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N-word는 ‘니그로(negro)’ ‘니거(nigger)’ 등 흑인을 모멸적으로 부르는 단어들을 일컫는 표현이다.

피자 브랜드 파파존스 창립자 존 슈나터.

포브스에 따르면 슈나터는 언론 대응 훈련을 위해 대행사와 롤플레잉(역할극)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던 중 “인종차별주의자들과 어떻게 거리를 둘 것인가”라는 질문에 “커널 샌더스 KFC 창립자도 흑인들을 검둥이(N-word)’라고 불렀지만, 그는 대중의 반발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슈나터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사람들이 흑인을 트럭에 매달아 죽을 때까지 끌고 가곤 했다고도 했다. 한 소식통은 “슈나터 회장은 인종차별에 반감을 표현하기 위해 이런 말을 한 것 같았지만, 전화 회의에 참여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은 불쾌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후 대행사는 파파존스와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나터는 이날 포브스에 보낸 성명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인종과 관련한 언론 대응 훈련 과정에서 부적절하고 유해한 단어를 사용했다는 보도는 사실이다”며 “그 기사와 상관없이 사과드린다. 인종차별주의는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파파존스 주가는 5.9% 하락해 47.8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6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슈나터는 이미 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비난하는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일부 NFL 선수들은 경기 전 미국 국가(國歌)가 연주될 때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한쪽 무릎을 꿇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무릎 꿇기 퍼포먼스에 참여한 NFL 선수들에게 ‘개XX(Son of a bitch)’ 등 욕설을 쓰면서까지 맹비난했고, 일부 선수의 퇴출과 NFL 경기 보이콧을 촉구했다.

파파존스는 당시 NFL의 공식 파트너사였다. 그러나 슈나터는 지난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NFL 지도자들이 지금의 큰 낭패(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해결하지 못해 파파존스가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슈나터의 발언 이후 몇 시간 만에 파파존스 주가가 11% 급락했다. NFL은 독점 파트너사였던 파파존스와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에도 논란이 이어지자 슈나터는 지난해 11월 파파존스 CEO직에서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