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나리오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두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1-2로 졌다. 전반 26분 벨라에게 허용한 페널티킥 득점을 만회하지 못했고 공세로 나가다 후반 21분 치차리토에게 역습을 허용해 쐐기를 얻어맞았다. 후반 추가 시간에 손흥민이 왼발 슈팅으로 한 골을 만회하기는 했으나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열심히 뛰기는 했지만 전술적인 역량이 부족했고, 한 방도 없었다. 수비진의 치명적인 실수도 있었다.

두 경기를 치렀지만, 승점은 하나도 없다. 스웨덴전에서 공격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0-1로 패한 한국은 멕시코전에 공격적인 전술로 승부를 걸었으나 전반 26분 장현수의 핸드볼 반칙이 빌미가 돼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한 끝에 무너졌다.

이제 남은 경기는 독일전이다. 독일이 첫 판에서 멕시코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기는 했으나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보다 위다. 여기에 독일도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야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달려들 전망이다. 한국의 승리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만약 독일전에서도 진다면 한국은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처음으로 ‘3전 전패’ 탈락의 수모를 맛본다. 한국은 1994년 미국 대회에서는 2무1패를 기록했고,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도 2패 후 벨기에전에서 무승부로 승점을 따냈다. 2002년 한·일 대회, 2006년 독일 대회, 2010년 남아공 대회 때는 모두 최소 1승 이상을 기록했으며,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도 러시아전에서 비기며 3전 전패는 면했다.

1990년 대회에서 3패를 당했을 뿐,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대업의 시발점이 된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도 1무2패로 승점은 기록했었다. 비록 이번 조 편성이 다소 까다롭기는 했지만, 1994년이나 2002년에 비해 아주 어려웠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국 축구가 2002년을 정점으로 점차 퇴보하고 있다는 증거가 이번 월드컵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