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20일 법원에서 또 기각됐다. 이씨는 지난 10년간 필리핀인 20여명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입국시킨 뒤 한진그룹 일가(一家)의 가사 도우미로 불법 고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범죄 혐의의 내용과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에 비추어 구속 수사할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현행법상 외국인 가사 도우미는 재외 교포나 결혼 이민자 등 내국인에 준하는 사람만이 취업할 수 있다.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씨는 외국인 가사 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에 앞서 '갑질 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운전기사와 경비원, 한진그룹 직원 등 11명에게 폭언·폭행을 한 혐의로 청구됐던 이씨의 첫 번째 구속영장은 지난 4일 법원에서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