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서청원(8선·경기 화성갑) 의원이 20일 탈당했다. 서 의원은 이날 “오늘 오랫동안 몸담고 마음을 다한 당을 떠난다”며 “당이 해체의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이젠 제가 당에 도움을 드릴 수 없기에 조용히 자리를 비켜드리겠다”고 했다. 서 의원은 현재 국회 최다선 의원으로,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와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지냈다. 서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여권 주류인 친박계 좌장 역할을 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2016년) 총선 패배 이후 벌써 2년여 동안 고민해왔는데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서청원 의원.

서 의원은 “당이 위기다. 언제 위기가 아니었나 싶지만, 위기에 제대로 대응치 못하고 거듭된 실수로 결국 국민의 마지막 심판을 받았다”며 “그러나 무기력하게 폐허에서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했다. 서 의원은 “국가는 계속 살아야 하고, 국민은 오늘도 어김없이 살림을 해야 하고, 보수정당도 다시 살려내야 한다”며 “건강한 보수정당은 나라의 기둥이고, 국민의 기댈 언덕이다. 그 역할을 다시 수행할 수 있도록 이번에야말로 건강하게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서 의원은 이어 “‘실종된 정치’가 복원돼야 한다”며 “보수정당이 다시 태어나 튼튼하게 국가를 지키는 것이 정치복원의 첫걸음이라 믿는다”고 했다. 서 의원은 “정치가 실종된 빈자리에 오만, 독선이 자리 잡고 독주가 횡행한다”며 “(이는) 저를 포함한 정치인 모두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서 의원은 “한국당이 다시 ‘불신의 회오리’에 빠졌다”며 “‘친이’, ‘친박’의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이는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라고 했다. 서 의원은 이에 대해 “제가 자리를 비켜드리고자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라고도 했다. 서 의원은 “결국 ‘친이’, ‘친박’의 분쟁이 두 분의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지 않았느냐. 역사는 그렇게 기술될 것”이라고 했다.

서 의원은 “이제 연부역강(年富力强)한 후배 정치인들이 정치를 바로 세워 주시고,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열어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