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8일 "중앙당을 해체하고 외부인사가 맡는 비상대책위원회에 전권을 맡기겠다"며 "확실한 세대교체, 확실한 인적 쇄신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당명도 바꾸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당 대표 권한대행도 맡고 있다. 평소라면 충격적인 쇄신책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 사이에 별다른 울림이 없다. '이번에도 말뿐일 것'이란 예감을 하는 것이다.

당장 이날 당내에서 "본인부터 퇴진하라"는 등의 반발이 나왔다. 재선 의원 15명이 모여 "자기가 뭐라고 마음대로 하느냐"며 의총 소집도 요구했다. 아마도 '세대교체'와 '인적 쇄신'에 대한 반발일 것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른바 친박계 출신이다. 이런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게 지금 한국당이다.

한국당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나는 말고 네가 희생하라'는 것이다. 김 대표도 자신은 무엇을 희생할 것인지 말하지 않고 있다. 힘이 실릴 수가 없다. 지난 15일 초선 의원 5명이 "중진들은 정계를 떠나라"고 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들 대부분이 친박 공천 수혜자이다. 그러면서 남을 향해 "기득권" "구태"라고 하니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치겠나.

지금 한국당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앞날이 정해진 것 같다. '혹시' 했으나 '역시'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앞으로 당 해체, 당명 교체, 당 색깔 변경 등으로 과거에 해왔던 '쇼'를 또 하고 2020년 총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가장 중요한 세대교체와 인적 쇄신은 거의 손대지 못할 것이다. 비대위원장이 누가 되든 의원들이 반발하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이번 지방선거의 한국당 기록적 참패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