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딸인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는 작년 트럼프 취임 직후부터 급여를 받지 않고 각각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선임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8200만달러(약 882억원)를 벌었다고 미 공직자윤리국(OGE)에 신고했다.

이 때문에 이방카의 의류 사업과 쿠슈너의 부동산 개발 사업이 그들의 백악관 고문 직책과 '이해 충돌(conflict of interests)' 위험이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지적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오른쪽)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열린 프랑스 대통령 환영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백악관은 11일(현지 시각) 주요 관리들의 개인 재산 내역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이를 분석한 결과, 이방카는 지난해 1200만달러(약 130억원)를 벌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이방카 트럼프' 패션 브랜드 지분에서 벌어들인 돈(500만달러)이 가장 많았다. 펭귄랜덤하우스 출판사로부터는 '일하는 여성들'이라는 자서전의 선(先)인세로 28만9300달러(약 3억원)를 받아 자선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신고했다. 남편 쿠슈너는 작년 기준 약 7000만달러(약 753억원)의 소득을 신고했다. 대부분 소득은 부동산 가족기업 '쿠슈너컴퍼니' 지분에서 나왔다.

WP는 "이방카 부부는 백악관에서 일하는 동시에 외부 기업들로부터 막대한 소득을 얻었다"며 "이를 두고 공직윤리 전문가들이 백악관 직책과의 '이해 충돌' 위험을 제기한다"고 했다. 공적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적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미 상무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 제재를 일부 거둬들인 뒤, 이방카 소유 기업체가 중국 내에서 13개의 상표를 등록한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방카 부부의 공직윤리 자문인 피터 미리지아난은 "이방카 부부는 공직 취임 이후 모든 윤리 규정을 지켰다"고 말했다. 이방카 부부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인 2016년 1월~2017년 초까지의 소득은 9900만달러(약 1065억원)로 신고했었다. 백악관에서 일한 뒤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난 게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