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교육감 후보 TV 토론회에서 조희연 후보는 지난 4년간 추진한 정책들을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인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조 교육감 정책을 강력 비판했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 4일 TV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희연 현 서울시교육감, 박선영 동국대 법대 교수,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 교수.

동국대 법대 교수로 보수 단일 후보로 추대된 박선영 후보는 '전교조 NO' '학교 간 경쟁' '학력 강화' '대입 정시 50%로 확대' 등을 주장하며 나머지 두 후보와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박 후보는 "조희연(현 교육감) 후보는 두 아들 모두 외고 보내 놓고 외고·자사고 없앤다고 하는데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며 외고·자사고를 현행대로 유지하고, 다양한 일반고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에 조희연 후보가 "입시 중심 줄세우기 교육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학생들에게 학교 선택권을 주는 것은 과거 회귀 아닌 미래 지향적"이라고 응수했다. 박 후보는 "서울 기초학력이 전국 꼴찌"라며 "법으로 금지된 초1·2 방과 후 영어 수업이 가능하게 청와대·국회와 담판을 짓겠다"고 했다.

현 서울교육감인 조희연 후보는 대부분 정책에서 박 후보와 정반대 입장을 취했다. 조 후보는 "일반 학교를 황폐화시키는 자사고 문제를 지난 4년간 끊임없이 제기했다"면서 "외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고 일반고에서 최고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 중 혁신학교를 3배(189개교)로 늘렸다"며 혁신 교육 일반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지난 선거 공약이었지만 지키지 못한 '일요 학원 휴무제'도 다시 추진하고, 고교까지 무상 급식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4년 임기를 다 채운 서울교육감이 없었는데 (재선에 성공하면) 조용하고 안정적인 교육 개혁을 이끌겠다"고 했다.

서울대 사범대 교수인 조영달 후보는 박선영 후보와 조희연 후보가 각각 보수·진보 성향임을 내세우는 것을 비판하면서 "난 유일한 탈정치 교육감 후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정치, 조 후보는 시민운동이 잘 어울린다"면서 "교육은 평생 교육자인 내게 맡겨 달라"고 했다. 조영달 후보는 "자사고·외고를 그대로 두되 100% 추첨제로 바꿔 수월성 교육을 유지하면서도 사교육은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조희연 후보는 다양성을 부정하고 획일화하자는 것이고, 박선영 후보는 아이들을 무한 경쟁으로 내몰자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8월에 발표하기로 한 대입 제도 개편안에 대한 후보들 입장이 엇갈렸다. 박선영 후보는 "수능 성적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정시를 50%까지 확대해 사교육비를 줄이겠다"고 했다. 조희연 후보는 지난 2월 학생부교과·학종·수능을 1:1:1 비율로 구성하고 수시 수능 최저 등급은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행 비율(23.8%)보다 정시를 약간 늘리자는 취지다. 그러나 그는 이날 토론회에서 "대입은 고교 수업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고만 답했다. 조영달 후보는 장기적으로 수능 절대평가 도입과 학종 개선을 주장했다. 그는 "공정성 논란이 있는 학종 개선을 위해 현행 학생부를 폐지하고 학생이 스스로 관련 내용을 기록하는 자기성장기록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