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 3위 경제 대국 이탈리아의 정치 불안이 세계 증시를 강타했다. 지난 3월 이탈리아 총선에서 반유럽연합(EU)과 포퓰리즘 정책을 내세워 원내 다수를 차지한 세력에 대한 불안감이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유럽연합 탈퇴)' 공포를 키우며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옮아 붙었다.

29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가 2.7% 급락하고 뉴욕 다우존스 지수 역시 1.58% 동반 하락했다. 30일 중국·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줄줄이 떨어졌다. 한국 코스피 지수도 1.96% 떨어졌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탈리아 국채를 내던져 국채 금리가 급등(가치는 하락)했다. 2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연 2.69%를 기록, 하루 사이 1.8%포인트 치솟았다. 하루 상승폭으로 22년 만의 최고치다.

대신 유로존에서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독일 국채와 스위스 프랑,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투자 심리가 유로화를 떠나며 유로화 가치는 작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유로당 1.155달러)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선 2012년 세계를 뒤흔든 유럽 재정위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