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테러 단체 에타(ETA)와 그라포(GRAPO)를 옹호하는 래퍼 ‘발토닉’이 협박과 테러 가사를 담은 노래, 허위 진술 등 혐의로 3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구속 하루를 앞두고 벨기에로 도주했다고 23일(현지 시각)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스페인 래퍼 발토닉이 공연하는 모습.

엘파이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래퍼 발토닉(본명 죠셉 미겔 아레나)은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대해 발토닉은 구속을 하루 앞둔 23일 “노래 때문에 내일 구속 된다. 그러나 이 파시즘 정부에서는 법을 어기는 것이 정당하다. 항복하지 않겠다"라는 글을 트위터 계정에 올리고 스페인에서 벨기에로 도주했다.

같은 날 200여 명이 참여한 집회에서 발토닉의 불구속을 촉구하고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그러나 법원은 바스크의 분리주의 단체 에타(ETA)와 테러 단체 그라포(GRAPO)를 옹호하는 음악을 통해 대중 앞에 서는 것은 구속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공연 도중 발토닉은 “오늘 밤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경찰을 죽이자”, “파시즘 정부를 고소할 거다" 등의 협박으로 기소가 불가피해졌다.

2012년에는 극우정당 시루쿨로 발레아르(Circulo Balear)의 호르헤 캄포스 대표가 발토닉의 노래 중 “시르코 발레아르(Circo Balear)는 본인을 저격하는 협박 가사”라며 그를 고소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3000유로(약 379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다.

한편 발토닉은 스페인에서 도주할 목적으로 비행기 티켓을 대신 구매해줄 팬을 찾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을 알게 된 23명의 팬들은 곧장 비행기 티켓을 구매해줬다. 경찰은 이를 의심하고 지속적으로 감시했지만, 발토닉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팬들의 도움을 받으며 도주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