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에 사는 박혜숙(58)씨는 지난해 12월 남편 정승일(59)씨와 함께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2개월 코스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박씨는 "교사인 남편이 은퇴하면 같이 해외 봉사를 다니기 위해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면서 "어학연수 중 같은 반이었던 일본인 부부와 계속 연락하며 지낸다"고 말했다. 여가 시간엔 가이드를 동행하지 않고 남편과 뉴질랜드 곳곳을 여행했다. 박씨는 "이젠 외국에 혼자 나가도 문제없을 정도로 영어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해외 어학연수를 떠나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서울의 한 유학원 관계자는 "작년에 50대 부부가 9개월간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는데 매우 만족스러워했다"며 "이번 달에도 50대 여성 한 분이 연수를 위해 영국으로 출국했다"고 했다. 시중 유학원들은 5060세대를 겨냥한 '시니어 어학연수' 상품을 따로 내놨다.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기존 영미권 국가뿐 아니라 날씨가 따뜻한 필리핀, 지중해 몰타, 남태평양 피지 어학연수도 인기다. 한 유학원이 광고하는 '실버 어학연수' 프로그램엔 50대 이상 학생만 따로 모아 영어 수업을 한다. 유학원 관계자는 "영어 수업이 끝나면 골프·테니스·승마 등 다양한 취미 활동을 즐길 수 있어 중·장년층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