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사진〉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9일 "미·북 정상회담에서 엄청난 합의가 이뤄지기보다는 관계 개선과 지속적 토론, 다시 만날 약속을 하는 것 등이 최상의 시나리오일 수도 있다"면서 "현실적인 기대치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북한에 억류돼 있던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귀국시키기 위해 방북했었다.

―지난해 6월 북한에 억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데리러 갔을 때 석방 약속을 받고 갔나.

"그러지는 않았다. 북측에서 일단 와서 얘기해 보자고 했다."

―이번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평양에 가서 함께 돌아온 한국계 미국인 인질 3명 구출 노력은 하지 않았나.

"당시 북에 가서 한국계 3인도 만났다. 하지만 북측 감시가 있는 상황에서 각각 따로 만났기 때문에 별로 대화를 하지는 못했다. 북측은 이들이 범죄를 저질렀고 재판해야 한다면서 데리고 나가지 못하게 했다. 이후 뉴욕 채널을 통해 북측에 여러 번 연락했는데 답이 없었다. 북한은 바깥세상과 소통하고 싶거나 할 말이 있을 때면 인질을 지렛대로 이용해 왔다. 하지만 그들이 돌아온 건 너무 다행스러운 일이다."

―만일 웜비어가 당시 귀국 후 일주일 만에 사망하지 않았다면 당시 미·북 관계가 지금 정상회담 국면처럼 달라졌을까.

"분명히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웜비어 사망으로 미·북 간 신뢰 구축이 안 되고 오히려 반발만 키웠다."

―최근 인질 구출 등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어떻게 전망하나.

"가장 큰 걱정은 지금 워싱턴에서 미·북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완전한 비핵화' 또는 '영구적인 비핵화'까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북한과 중국의 생각은 다르다. 그들은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원한다. 그런 부조화가 걱정이다."

―워싱턴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거는 기대가 너무 높다고 생각하나.

"워싱턴 지도자들은 비핵화를 '하느냐' '안 하느냐'의 흑백논리로 본다. 하지만 비핵화란 단계를 거쳐 가는 것이다. 일괄타결 방안 같은 경우 문제는 비핵화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냐가 아니라 중국과 북한이 정치적으로 소화해 낼 수 있느냐이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동의할 것으로 보나.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없애지는 않을 것이다. 일종의 보험을 들어야 하니까 일부는 가지고 있으려고 할 것이다."

―최근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평화 체제를 비핵화보다 앞세워선 안 된다고 지적했는데.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다. 핵무기를 가진 채로 평화협정 협상을 하면 결국 북한을 핵 국가로 인정하는 게 된다. 당연히 이에 대한 반발이 있을 것이다. 북한이 먼저 모든 핵실험을 중단하고 개발을 동결하고 핵무기를 해체·파괴하고 나서 조건이 맞을 때 비로소 평화협정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