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약 2시간 10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선언문에서 "북측이 취하고 있는 (핵실험·ICBM 발사 중지 등)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행원 물리고 도보다리 ‘벤치 회담’… 30분간 무슨 얘기?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4시 42분쯤 군사분계선(MDL) 표지가 있는 ‘도보다리’ 끝 벤치에 앉아 단독 회담을 하고 있다. 배석자 없이 이뤄진 이 대화는 약 30분간 이어졌다. 이런 형식의 남북 정상 단독 대좌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약 2시간 10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합의했다.

'완전한 비핵화'가 언급됐지만 구체적 이행 방안과 시기 등은 선언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정은도 이날 선언문 서명 후 공동 발표에서 비핵화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북핵 폐기 합의와 이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 마련은 5월 말~6월 초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공동 발표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남과 북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온 겨레가 전쟁 없는 평화로운 땅에서 번영과 행복을 누리는 새 시대를 열어나갈 확고한 의지를 같이하고 실천적 대책에 합의했다"고 말했지만, '핵 언급'은 없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고, 육성도 있지만 별도 기회에 말하겠다"고 했다.

두 정상은 선언문에서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000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에 종전(終戰)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거하기로 했다.

11년 만에 열린 이날 남북 정상회담은 사상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진행됐다. 두 정상은 오전 평화의집에서 100분간 회담한 데 이어 오후엔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30여 분간 수행원을 모두 물린 채 단독 '밀담'을 나눴다. 저녁에는 부부 동반 만찬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