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은 경기도 파주시와 북한 개성시가 맞닿은 지점에 위치한 동서 800m, 남북 600m 크기의 지역이다. 1953년 7월 27일 조인된 정전협정에 따라 유엔사와 북한군의 공동경비구역(JSA)으로 지정됐다.

원래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장 역할을 했지만 1971년 남북 적십자 예비회담을 계기로 남북 당국 간 회담장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1976년까지는 경계선 없이 양측 경비병들이 자유롭게 오갔으나 그해 8월 18일 북측이 미군 장교 2명을 살해한 도끼 만행 사건 이후 군사분계선(MDL)이 그어졌다.

냉전 시기 북한군과 소련인의 귀순 사건이 종종 있었고 임수경 학생·문규현 신부 귀환(1989년), 정주영 전 현대회장의 '소떼 방북'(1998년) 등의 무대가 됐다. 작년 11월 북한 군인 오모씨가 북한 경비병들의 총격 속에 귀순해 오기도 했다.

판문점엔 10여동의 건물이 있다. 우선 JSA를 남북으로 나누는 군사분계선을 따라 7개의 단층 건물이 좌우로 늘어서 있다.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로 파란색 3개동은 유엔사, 회색 4개동은 북한군 관할이다.

MDL을 경계로 마주 보고 있는 우리 측 건물이 자유의집, 북측 건물이 판문각이다. 판문점 직통 전화를 운용하는 양측의 판문점 연락사무소가 자리 잡고 있다.

자유의집은 1965년 9월 30일 준공된 팔각정을 중심으로 좌우에 배치된 2층 건물이었지만, 1998년 4층 건물로 새로 지어졌다. 판문각은 1964년에 지은 육각정을 허물고 1969년 새로 지은 건물이다.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와 북한 경비병 지휘소가 들어서 있다.

자유의집과 판문각 후방에 각각 위치한 평화의집과 통일각은 회담장으로 쓰여온 시설이다. 이번 정상회담이 열리는 평화의집은 1989년 지어진 3층 건물로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됐다. 2층 회담장과 3층 연회장은 최근 경호 시설 보강, 가구 재배치와 그림 교체가 이뤄졌다. 북측 통일각은 1985년 지어진 1층짜리 회담 시설로 지난 1월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 접촉, 지난달 29일 남북 고위급 회담 등이 열렸다.

판문점 주변에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와 '72시간 다리'가 있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는 정전협정 후 남북한 포로들이 교환된 곳이다. '72시간 다리'는 도끼 만행 사건으로 '돌아오지 않는 다리'가 폐쇄되자 북한이 72시간 만에 건설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