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여류 화가 프리다 칼로가 그린 자화상(왼쪽)과 그를 모델로 제작된 바비 인형(오른쪽).

진한 '일자 눈썹'을 강조한 자화상으로 유명한 멕시코 여류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를 모델로 한 바비 인형이 나오자 가족이 반발하며 소송전까지 벌어졌다.

1900년대 전반기에 활동한 프리다 칼로는 주로 자화상을 그렸다. 칼로는 여성을 억압하는 관습에 저항하고 자신의 모습을 꾸밈없이 그렸다는 평을 받는다. 이 때문에 20세기 페미니스트들의 우상으로 여겨졌다.

미국의 완구 회사 마텔(Mattel)은 지난달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칼로를 모델로 한 바비 인형을 내놓았다. 그런데 칼로 바비 인형이 '칼로스럽지' 않고 너무 '바비스럽게' 묘사돼 있었던 것이다. 칼로의 조카 마라 로미오는 "피부색은 멕시코인 같지 않게 더 밝게 나왔고, 칼로의 상징인 일자 눈썹은 더 여성스럽게 그려졌다"며 "그가 즐겨 입던 전통 의상 역시 제대로 묘사되지 않았다"고 했다.

칼로 가족의 문제 제기에 마텔 측은 "'프리다 칼로 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와 협의해 만든 인형"이라고 했다. 프리다 칼로 코퍼레이션은 칼로 가족과 이미지 저작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곳이다. 멕시코 법원은 가족의 손을 들어줬고, 멕시코 내에서 '프리다 칼로 바비 인형'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고 BBC 등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