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최승호

KBS, MBC 지상파 방송의 두 수장이 한목소리로 "적폐 청산"을 강조했다. 지난 21일 한국방송학회가 마련한 대담 자리에 나온 양승동(57) KBS 사장과 최승호(57) MBC 사장은, "생각이 다른 직원들도 함께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청중들 지적에 "진상조사를 통해 공영방송을 정상화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답했다.

양승동 사장은 "과거 청산을 너무 치밀하게 하면 오히려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분명하게 정리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새 출발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최승호 사장은 좀 더 단호했다. "그저 화합으로 같이 가자고 하는 것은 진정한 공영방송의 회복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어느 정권이든 언론 장악 유혹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특히 최 사장은 "현 정부가 (지난 정권에서) 피해를 당한 언론인과 공감을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언론사 사장과의 오찬간담회에 참석한 양 사장의 발언은 눈길을 끌었다. 그는 "4·27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을 편하게 응원해주고 싶었는데, 많은 분이 지켜보고 있을 것 같아서 표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지상파 뉴스의 신뢰도가 종편보다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두 사장은 지상파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사장은 "tvN과 비교했을 때 중간광고를 허용하지 않는 등 역차별이 심하다"며 "MBC는 지난해 적자가 600억원 가까이 되는 데다가 올해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있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