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전국 공항의 활주로 양옆엔 전등이 줄줄이 설치돼 있다. 이른바 '항공 등화(燈火)' 장치다. 야간에 항공기가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도록 활주로의 위치, 진입로 등의 시각 정보를 조종사들에게 제공한다.

전국 14개 공항을 건설·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2009년부터 기존의 할로겐등을 대체하기 위해 LED 항공 등화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18종(23품목)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공사가 개발한 LED 항공 등화는 기존 할로겐등 제품에 비해 전력 소비량을 약 70% 줄이고 제품 수명도 50배까지 길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할로겐등의 수명은 대략 1500시간인 데 비해 LED 항공 등화는 7만시간이 넘는 것"이라며 "수명 증가는 물론 소비되는 전력량을 크게 줄이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포공항 터미널의 수하물 찾는 지역에 식물들이 배치돼 있다. 김포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온실가스와 대기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도 절약하는 등 ‘녹색 공항’을 표방한다.

◇7년 연속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한국공항공사는 2009년 '저탄소 녹색 공항 비전'을 선포했다. 이후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약 등을 통한 친환경 공항을 표방하는 운영 원칙이 세워졌다. 한국공항공사는 "공항 이용객은 물론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각종 사업에서도 친환경 가치를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공항과 9개 무선표지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관리하기 위해 '온실가스 인벤토리 시스템'도 이 당시 구축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원별로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가 나오는지 측정하는 등의 시스템을 조기 구축한 것이다.

공항에 최적화된 항공기 지상 전원 공급 장치도 개발했다. 지상 전원 공급 장치는 계류장에 세워져 있는 항공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로, 항공기에 설치돼 있는 보조 발전 엔진을 대체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공항공사는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7년 연속 초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공항 안팎에서 '친환경' 활동

오는 9월 리모델링이 끝나면 김포공항 국내선 터미널은 '녹색 공항'으로 재탄생한다. 실내 벽면과 자투리 공간 등에 식물이 배치되고, 태양광과 지열을 냉난방에 이용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확충됐다.

공항 이용객들을 상대로 한 '친환경' 캠페인도 벌인다. 명절 귀성객 등에게 명절 기간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녹색 명절 만들기' 캠페인과, 각 공항 내에 종이컵 수거함을 비치해 재활용률을 높이는 '종이컵 수거 캠페인' 등이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친환경 사업도 있다. 2012년 서울시 강서구와 경기도 부천시 등 김포공항 소음 대책 지역에 '탄소 중립의 숲'을 세 곳 조성한 데 이어 2016년까지 지역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김포, 김해, 제주공항 인근 소음 대책 지역의 돌보지 않는 땅을 공원이나 산림 등 녹지로 가꾸는 '게릴라 가드닝' 활동을 진행했다.

김포공항은 2012년 전 세계 단일 공항 중 두 번째로 국제표준화기구(ISO)가 공인하는 에너지 경영 시스템 인증(ISO50001)을 취득했다. 적극적인 친환경 녹색 경영의 성과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2016년 대한민국 녹색 경영 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엔 '그린 애플 어워드' 저탄소 분문 대상 '그린 월드 어워드' 동상을 받았다. 공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사가 관리하는 14개 공항이 기후 변화·대기오염 등에 적극 대응하는 '녹색 공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