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모(49)씨는 옥중에서 자신이 만든 인터넷 카페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들에게 친필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한 방송사가 공개한 김씨 친필 편지 내용에 따르면, 김씨는 "이번 구속은 정치적 보복에 가깝다"며 소송 비용을 모금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씨가 지난달 25일 구속된 직후 보낸 편지다. 그는 "조용히 처리해야 형량이 늘지 않습니다"라며 "집행유예 정도를 받고 나가는 것이 최선이고 아마 저들(더불어민주당을 지칭한 것으로 추정)은 저를 도와주지 않을 겁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소송 비용을 모아달라고 부탁하면서 오사카 영사로 추천했던 도모(61) 변호사의 도움을 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의 변호를 맡고 있는 변호사의 계좌를 인터넷에 공지했다. 그는 "경공모의 파주 사무실인 '산채'를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김씨는 2015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경공모에 대해 "이석기의 조직보다 더 단단하고 강할 것"이라고 했다. 2012년 통진당 부정경선 사태를 언급하며 "10만명의 민노당이 겨우 이석기의 200명 조직에 휘둘림을 당했다"고 했다. 김씨는 "내가 경공모라는 공동체를 만들게 된 것은 느슨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라며 "(경공모) 이 사람들은 내가 지옥의 불구덩이라도 뛰어들자고 하면 함께 뛰어들 사람들"이라고 했다. 김씨는 2000년대 초반 노사모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경공모는 '코어(핵심)' 조직만 400명에 전체는 1500명에 달한다"고 했다.

한편 김씨 등 일부 경공모 회원들은 '산채'라고 불렀던 경기 파주의 김씨 출판사 사무실에서 2년 넘게 숙식을 해결하며 '합숙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들이 오랜 기간 댓글 조작 활동을 벌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씨는 경공모 회원들에게 강의료를 받거나 후원금을 받아 활동비로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공모 회원은 이날 CBS 라디오와 익명 인터뷰를 통해 "강의비와 (비누 등) 물품 판매 대금만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며 "충성스러운, 열정적인 회원이 많은 것"이라고 했다. 또 '파키스탄'산 원당을 수입해 판매했으며, 가공·포장 작업은 회원들이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