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우 민정비서관, '드루킹'이 추천한 변호사 만난 시점 두번째 정정
'드루킹' 구속전→구속후…백 비서관 "시점 착각했다"

백원우<사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17일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김모(49, 필명 '드루킹')씨가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변호사를 만난 시점을 '드루킹' 구속전에서 구속후로 정정했다.

앞서 청와대는 전날도 ‘드루킹’ 관련 말바꾸기를 했다. 청와대는 지난 16일 오전 드루킹의 ‘인사 청탁’ 사실과 관련 “들은 바 없다”고 했다가, 같은 날 오후 늦게 백 비서관과 피추천자 변호사가 만났던 사실을 공개했다. 김경수 민주당 의원이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백 비서관에게 ‘드루킹’의 협박 사실 등을 전달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기본적 사실관계를 계속 정정하면서 ‘드루킹’ 관련 의혹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드루킹 관련 백 비서관과 (드루킹이 추천한) 변호사 A씨가 만난 시점과 관련, 다시 백 비서관에게 확인한 결과 ‘3월 중순경으로 만난 것으로 말했는데 3월말이 맞고 시점을 착각한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따라서 백 비서관은 ‘변호사 A씨를 먼저 만나보고 그 다음에 드루킹을 만나려고 생각했는데, 드루킹은 그 전에 이미 구속된 상태라 만나지 못했다’고 다시 정정해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백 비서관과 A변호사 만남 시점을 정정한 것이다. 앞서 이 관계자는 백 비서관과 A변호사가 만난 시점에 대해 3월 중순이라고 전했다. 그는 “(백 비서관이 A변호사를) 만나고 나서 며칠후 (만나려던 드루킹이) 체포됐고 그래서 만나지 못했다”고도 했다. 드루킹이 경찰에 체포된 시점은 3월 22일이다.

이 관계자는 백 비서관과 A씨의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백 비서관은 전혀 사전에 인포메이션이 없는 상태에서 정황과 (드루킹과) 관계 문제를 파악하는데 집중했다고 한다”며 “왜 드루킹이 왜 그렇게 그 변호사가 오사카 총영사에 (보내려고) 집착했는지 배경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거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보니 그 변호사의 과거 학력과 일본에서 활동한 내용들, 그런 것들을 쭉 들으면서 일본쪽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며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질문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백 비서관이) A변호사와 드루킹, 드루킹과 경공모(드루킹이 만들고 운영한 ‘경제적공진화모임’ 줄임말)에 대해서, 또 경공모가 어떤 모임이고 이 모임은 어떻게 이 사람을 추천하게 됐는지 이런 관계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만났다고 한다”며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백 비서관) 본인은 드루킹을 만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A씨를 만난 뒤) 확인 결과 드루킹은 이미 구속된 상황이었다고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김 의원이 청와대에 도움을 청한 시점인 2월 말과 백 비서관이 A씨를 만난 3월 말 사이에 한달 가량 시차가 나는 이유에 대해 “백 비서관이 본인이 게을러서 그렇다고 설명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백 비서관 입장에서는 김경수 의원이 이야기하는 드루킹과 매크로 사건의 피의자가 신원이 일치하는지 알 수 없었다”며 “한쪽은 (김모라는) 실명으로 나오고, 한쪽은 ‘드루킹’이라는 닉네임을 쓰니 몰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A변호사는 소속 로펌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백 비서관을 만난 시점은 3월 말’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3월 말 청와대 민정비서관이라는 분으로부터 ‘인사추천이 있으니 만나자’는 연락이 와 면담했다”며 “약 40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오사카 총영사 추천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일본과 관련한 일반적 이야기를 나눈 것이 전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