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추천 수 조작 혐의로 구속된 더불어민주당 당원 '드루킹' 김모(49)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인터넷 카페 회원들에게 민주당 김경수 의원과의 관계,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가 운영하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단체 대화방 대화록에는 김씨가 회원들에게 김경수 의원과 인사 청탁에 대해 나눈 이야기가 자세히 담겨 있다.

그는 "(제가) 김경수 의원하고 관계를 맺은 건 다 알고 계실 겁니다"라며 "김경수 의원한테 제가 대선 승리하기 전에 두어 번 부탁을 한 게 우리 회원분들을 일본 대사로"라고 말했다. 김 의원에게 경공모 회원을 일본 대사에 임명해달라고 청탁했다는 것이다. 대화록에 따르면 시점은 올해 1~2월쯤이다. 다른 대화방에선 청와대 행정관 인사청탁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다.

오사카 총영사직 인사청탁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김씨는 "김경수는 분명히 (내게) '외교 경력이 풍부한 사람이 해야 한다면서 못 준다' 이렇게 말했으니 한 입으로 두말이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외교 경력 없는 친문(親文) 기자 나부랭이가 오사카 총영사로 발령받으면 그때는 도망갈 데가 없겠죠"라고 적었다. 김 의원이 오사카 총영사직 청탁을 거부했다는 내용이다. 김씨는 "김경수가 경공모 회원 전체를 속이고 거짓말을 했다면 그걸 확인하는 순간 날려줘야죠"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 대화가 나뉜 시점은 3월 말 이전으로 보인다. 오사카 총영사 임명 발표를 앞둔 듯한 표현과 함께 "그래서 3월 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기 때문이다.

오태규 전 한겨레 기자가 오사카 총영사직에 내정됐다고 최초 보도된 건 지난달 27일이다. 김씨가 보도를 접하고 이 같은 글을 올렸는지, 보도 이전에 내정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지는 불분명하다. 대화록에는 시점이 나와 있지 않다. 그는 평소 방송에서 여권 인사와 동향에 대해 다양한 정보와 분석을 자랑해왔다.

'화요열린지구방'이라고 적힌 경공모 대화방에선 "문재인 정권은 예수회 선서를 한 자들만으로 꾸려졌고 그들에겐 로마가 조국"이라고 주장했다. 천주교 신자인 문재인 대통령을 빗대어 같은 천주교로 문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한 이들로만 정권을 꾸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