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씨는 인터넷 카페 '경제 공진화를 위한 모임(경공모)'을 운영하며 정치인 초청 강연을 수차례 주최했다. '거물급' 정치인도 일부 섞여 있어 정치권에선 "여권 주장처럼 단순히 '과대망상' 네티즌으로 평가절하할 인물은 아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씨는 경기 파주에 출판사를 열고 '경공모' 카페 회원들을 상대로 강연을 열어왔다. 강연 참석비 등으로 출판사 임차료를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때로 유명 정치인을 초청해 대학 등에서 강연을 열기도 했다. 지난 1월엔 안희정 전 충남지사, 2014년 6월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서울의 한 대학에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 김씨는 과거 트위터를 통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강연을 요청하고, '경공모' 카페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초청 강연을 갖는다"며 일정을 공지하기도 했다. 다만 유 전 장관이 실제 강연에 참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씨는 자신이 올린 글에서 "유 전 장관을 직접 만나 들은 내용" "노회찬 의원을 만나 들어보니" 등의 표현을 쓰며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경공모'는 지난 2016년 10월 파주 임진각에서 '국민의명령' '시민광장' '참여네트워크' 등 시민단체, 정의당 고양·파주 지역위원회 등과 함께 '10·4 남북 정상선언 9주년 행사'를 주최했다. 이 행사엔 문성근씨를 비롯해 유시민 전 장관,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 정의당 심상정·김종대 의원 등이 참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김씨의 활동을 두고 여권과 친문(親文) 성향 네티즌들은 "유명인 이름을 팔아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일종의 '정치 사업가'"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김씨가 일개 당원 입장에서 당 대표급 인사를 초청해 강연할 수 있겠느냐"는 반론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씨가 초청했다는 인사는 '대중 강연'을 즐기는 분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단순히 초청 인사만 갖고 김씨의 당내 영향력을 가늠하는 건 무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