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시리아를 공습하면서 7년간 지속된 시리아 내전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시리아에서는 중동 국가는 물론 서방 강대국인 미국과 러시아까지 개입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 시각) “시리아 사태가 점점 복잡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고,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해지고 있다”며 “갈등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WP는 미국이 시리아를 군사 공격하게 된 이유로, 첫째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내 세력 확장, 둘째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각) 밤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리아 공격 결정을 발표했다.

◇ 알아사드 시리아 독재 정권 향한 시위

시리아 내전은 ‘아랍의 봄’의 영향을 받아 2011년 3월 15일 시리아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면서 시작됐다. 아랍의 봄은 2010년 튀니지에서 시작돼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진행된 민주화 시위를 의미한다.

197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하페즈 알아사드 시리아 전 대통령과 2000년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그의 아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40년 넘게 시리아를 억압적으로 다스렸다.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은 감옥에 가두는 등의 방법으로 국민을 철저히 탄압했다.

시리아인들은 이들의 독재와 세습 행위에 반발해 “바샤르는 대통령에서 물러나라”며 2011년 3월 15일 대규모 시위를 시작했다.하지만 알아사드 대통령은 퇴진을 거부한 뒤 시위대를 난폭하게 진압했다. 국민들은 분노했고, 이는 내전으로 이어졌다.

◇ 중동 넘어서 국제적 분쟁으로 확대

시리아 내전이 길어지는 이유는 여러 국가와 무장단체가 끼어들어 해결방안이 하나로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종교적인 이유로 시리아 정부군 편에서 전쟁에 참여했다. 시리아 국민의 70% 이상이 이슬람 종파 중 하나인 ‘수니파’인 반면 시리아 정부는 또 다른 이슬람 종파인 ‘시아파’다. 이란은 대표적인 시아파 국가이기 때문에 알아사드 정권을 돕는다. 반면,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반군을 지원한다.

이렇게 중동의 종교 분쟁에 가까웠던 시리아 내전에 미국과 러시아 등 서방 강대국이 개입하게 되면서 국제적인 분쟁으로 확대됐다.

미국이 시리아에 말려든 이유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분쟁의 틈을 타 2013년 시리아 북부에 근거지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7년 10월 시리아 민주군(SDF)을 지원해 IS의 상징적 수도였던 라까를 해방시키며 IS를 소탕했지만, 결과적으로 쿠르드족의 세력이 커지면서 터키의 반발을 샀다.

14일 새벽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상공을 지나고 있는 대공무기 불꽃이 포착됐다.

쿠르드족은 이란, 이라크, 터키, 시리아 등에 거주하는 세계 최대 유랑 민족으로, 중동 지역 곳곳에서 분리 독립 운동을 벌이고 있다. 결국 터키는 시리아 쿠르드족이 자국의 쿠르드족 독립운동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걱정에서 시리아 내전에 끼어들었다.​

러시아는 현재 시리아 정부군 창설에 도움을 주는 등 알아사드 정부를 오랫동안 지지해왔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중동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동맹자 가운데 한 명이다. 러시아는 2015년 군사 개입을 통해 알아사드 정부에 유리한 쪽으로 전세를 바꾸기도 했다.

◇ 시리아 정부군의 지속적인 화학무기 사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공습을 결정한 이유로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지목했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유엔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260건 이상의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정부는 2013년 8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동부 외곽지역인 동구타와 자말카 아인 타르마 마을을 화학무기를 사용해 공격했으며 당시 유엔 조사단은 사린 가스가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그해 9월 시리아 화학무기를 폐기하기로 합의했으나, 시리아 정부는 이듬해인 2014년 4월 또다시 독가스 공격을 개시했다. 당시 반군은 정부군 헬기가 히마주 크파르 지타 마을에 화학무기가 담긴 폭탄을 상공에서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정부는 2015년 5월에도 반군이 장악한 사르민 마을에 화학무기 폭탄을 투하했고, 2016년 9월에도 염소가스가 담긴 폭탄으로 공격했다. 지난해 4월에는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칸 셰이쿤 지역에서 사린가스를 이용한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지역 주민 80명 이상이 숨졌다. 이때도 유엔은 배후로 시리아 정부군을 지목했다.

며칠 전인 4월 7일에도 시리아 동구타 두마에서 화학무기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발생했는데, 이에 대해서 시리아 정부는 국영 사나통신을 통해 “거짓말을 꾸며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치명적인 화학무기가 사용된 것이라면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유럽연합(EU)도 이란·러시아에 시리아군의 화학무기 공격을 저지할 것을 촉구했다. EU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국제사회가 이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