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12일 경북 성주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에 숙소 보수 등을 위한 건설 자재와 차량을 반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 등을 배치했으나 사드 반대 단체들이 수개월째 차량 통행을 막아 숙소 등은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 기지 내 군인들은 창고와 복도에 야전침대를 깔고 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11일 "성주 사드 기지는 숙소 지붕 방수, 화장실과 오·폐수 처리 시설 개선 공사 등 열악한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공사가 필요하다"며 "12일 공사에 필요한 자재와 장비를 기지 내로 들여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12일 오전 중 트레일러 12대, 덤프트럭 8대, 미니버스 등 차량 30여대를 사드 기지로 들여보낼 계획이다. 트레일러는 지난해 11월 사드 기지에 반입한 포클레인, 불도저, 지게차 등을 실어 나오는 용도다. 덤프트럭은 모래, 자갈 등 공사 자재를 반입하기 위한 것이다.

사드 반대 단체들은 이번에도 차량·장비 반입을 저지하겠다는 강경한 태세다. 국방부와 사드 반대 단체는 11일 물밑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결렬됐다.

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 등 사드 반대 6개 단체는 11일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방부가 평화 정세를 역행해 사드 부지 공사를 강행하면 저지할 것"이라며 "지붕 공사 정도는 협조하겠지만, 다른 것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드 반대 단체에선 200여명이 시위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성리 마을회관 앞과 사드 기지에서 1㎞ 떨어진 진밭교가 시위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주민들의 과격 시위를 막기 위해 경찰 3200명을 12일 기지 주변에 배치하기로 했다. 사드 기지 진입로를 확보하고, 도로 주변 대형 천막과 바리케이드 등도 철거할 예정이다. 경찰은 오전 6시쯤부터 경찰 배치에 들어가 1시간 후인 오전 7시까지 배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시위대를 향해 경고 방송 등 해산 절차를 진행한 후 여의치 않을 경우 강제 해산에 돌입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화적 시위는 최대한 보장하되, 불법적인 폭력 시위에 대해선 법과 원칙대로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사드 반대 단체들이 해산하지 않고 맞설 경우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지난해 11월에도 시위대 100여명이 공사 자재 반입을 막으며 경찰과 충돌했다. 국방부가 공사 장비와 자재 반입을 시작하면 향후 공사가 이어질 3개월간 반대 단체와 마찰이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