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무역·안보에서 전면전으로 치닫는 미국을 향해 관영 매체를 통해 경고했다. 중국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한 싸움”이 될 테니 중국의 위상을 인정하고 물러서라는 것이 요지다. 관세 폭탄과 북핵 외교 등을 두고 미·중 갈등은 격화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3일 밤 ‘중국을 강압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너무 위험하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이 중국을 짓뭉개려고 하는 것은 망상일 뿐이며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례 없는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시작된 미·중 맞보복 조치를 언급했다. 이 매체는 “미국은 중국이 일본·한국·캐나다처럼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면제받기 위해 애걸하고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뭐든 받아들이길 바랐겠지만, 중국은 통상 압박에 맞대응 조치를 내놨다”며 “미국은 곤란한 입장에 놓였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018년 3월 25~28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미국 정부가 원한 것은 대중 무역 전쟁이 아니라 중국을 위협하는 것이지만, 중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도박은 실패했다고 평했다. 매체는 “미국 엘리트들은 중국이 세계의 또 다른 경제 중심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며 “중국은 대단한 정치적·경제적 탄력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매체는 미국이 패권(헤게모니)을 다시 세울 방법은 없다고 단언했다. 중국 같은 주요국뿐 아니라 이란과 북한도 억누르지 못하는 마당에 세계 지배는 말도 안 된다는 얘기다. 매체는 “중국은 팽창주의자가 아니다”라며 “약한 핵능력과 경제력으로 중국을 강압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너무 위험하다”고 했다.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다 맞닥뜨릴 결과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전날 중국의 또 다른 관영 매체 차이나데일리는 한·미가 1일 시작한 연례 연합군사훈련인 독수리(FE)훈련을 비판했다. 차이나데일리는 한·미 연합 훈련이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을 무산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를 심각한 도발로 보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