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한국 호러 영화의 자존심, 정범식 감독이 새 영화 '곤지암'으로 다시 한번 마니아를 흥분케 하고 있다.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로 CNN에서 선정한 공포 체험의 성지 곤지암 정신병원에서 7인의 공포 체험단이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을 그린 체험 공포 영화 '곤지암'(정범식 감독, 하이브 미디어코프 제작). 연출을 맡은 정범식 감독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공포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전설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기담'(2007)과 옴니버스 영화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해와 달'('무서운 이야기1'), '탈출'('무서운 이야기2')를 선보이며 한국 호러 영화의 자존심으로 꼽히는 정범식 감독. '기담'을 통해 세련된 연출과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평단의 찬사를 한 번에 받은 그가 한국 공포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실험적인 제작방식과 '체험 공포'라는 신선한 장르로 다시 한번 관객을 놀라게 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놀이공원, 체코 세들렉 납골당, 일본 아오키가라하라 숲 등과 함께 2012년 CNN 선정 세계 7대 소름끼치는 장소 중 한 곳으로 선정된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 '곤자임'은 공간이 주는 위압적인 공포감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개인 방송 생중계' 컨셉트를 채택해 마치 유튜브 채널을 보고 있는 것 같은 형식으로 리얼리티를 극대화 했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배경이 도는 곤지암 정신병원이라는 장소 세팅에 대한 섬세한 연출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이날 정범식 감독은 곤지암 정신병원을 영화의 공간적 배경을 택한 것에 대해 "CNN이 선정한 세계 7대 소름끼치는 장소로 선정됐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끌었다. 이미 CNN이라는 매체에서 '공포스러운 장소'로 정했다는 것만으로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궁금증과 흥미가 생긴다. '곤지암 정신병원'이라는 곳의 역사를 나열하는게 아니라 이 공간에서 고포를 체험하는 것. 그것을 컨텐츠로 소비하는 것, 그것에 끌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터넷 생방송'이라는 독특한 컨셉트를 영화에 차용한 것에 대해 "제 아이들이 대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인데, 인터넷 방송 BJ 방송을 많이 보더라. 사실 저는 도대체 그걸 왜 보는지 이해가 안갔다. 다른 사람이 짜장면 먹고, 햄버거 먹는 걸 왜 지켜보나 싶었다.(웃음) 그런데 아들이 이게 왜 재미있는 건지 설명해 주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냥 BJ들이 지금 하고 있는 행위 자체를 보는 게 재미있는 거더라. 기승전결이 없고 그냥 지금 보이는 '꺼리' 들을 즐기는 거다. 사연이나 소재가 주는 상징은 같은 건 신경쓰지 않는거다. 그렇게 젊은 세대들이 컨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영화에 그대로 녹이고 싶었다. 구태의연한 것들에 집착하지 않고 뭔가 깊은 감정이나 정서는 휘발시키고 '공포'라는 거리를 가지고 실시간으로 달려가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정 감독은 젊은 세대들이 즐기는 인터넷 생방송이라는 컨셉트를 차용했음에도 공포와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방식은 고전적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학창시절에는 50~60년대 유럽영화나 70년대 작가주의 일본 영화 같은 걸 많이 봤다. 쇼트와 쇼트간의 결합으로 인해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방식, 예를 들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님이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님의 고전적인 방식을 좋아한다"며 "사실 '곤지암'이 젊은 배우들이 컨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택하긴 했지만 그 안에서 서스펜스를 조율하는 편집이나 사운드는 고전적인 방식을 택했다. 사실 가장 쉬운 방법은 과시적으로 선혈이 낭자하는 장면 같은 걸 보여주면 되는 거다. 하지만 난 이번 작품은 쇼트를 연결하거나 미루고 또 지속시키기도 하면서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기담' 이후 '무서운 이야기' 속 '해와 달' '탈출'까지 꾸준히 호러 영화를 선보이는 정범식 감독 하지만 그는 호러 영화를 놓치 못하는 이유에 대해 "오로지 호러영화만 고집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호러 영화가 감독의 연출력이 가장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해 놓을 수 없는 장르라 생각한다. 드라마가 강조된 영화는 감독의 연출 보다는 좋은 배우들이 좋은 대본을 가지고 좋은 연기를 보여주시고, 또 좋은 촬영 감독님이 잘 촬영하시고 편집을 잘 해주시면 되는 작품 같다는 생각을 한다. 반면에 연출적 세공이 많이 들어가는 영화 장르가 액션과 호러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호러에 애착이 많이 간다. 물론 다른 장르의 영화도 연출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호러 영화의 연출은 계속 이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또한 이날 정범식 감독은 이제는 '레전드'에 반열에 올라선 전작 '기담'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기담'의 명성이 이번 작품을 연출하는데 부담이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많은 분들이 '기담'을 기억해주셔서 장말 감사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이번 작품은 시대물이거나 미학적으로 승부를 봐야하는 영화였다면 부담이 되기도 했을지 모르지만 이 영화는 정반대의 지점에 있는 영화다. 그런 면에서 '기담'과 확실히 구별되기 때문에 부담은 전혀 없었고 실제로 촬영 할 때도 '기담'을 의식하고 촬영하진 않았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기담'은 미학적인 면들을 결합한 공포 영화를 만드려고 의도했던 작품이라면, '곤지암'은 우리 아들 또래의 젊은 시대들이 컨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호러 영화와 결합해서 풀어보고 싶었다. 요즘 외국 호러 영화의 성공 사례나 관객들이 열광하는 호러물을 보면 예전 호러와는 완전히 다르다. 호러 영화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해아하나. 그런데 한국 영화는 아직 한이 서린 이야기에 기반을 둔 호러 영화가 대부분이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공포영화가 많이 시도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새로운 기류에 맞는 새로운 영화를 하고 싶었다"며 "사실 '기담'을 떠올리면 그런 생각을 해본다. 제가 '기담'을 30대때 만들었는데, '기담'은 인생과 사랑, 쓸쓸함, 더없음에 대한 야이기를 담고 있는 영환데, 오히려 그런 내용의 영화를 지금 나이 때 만들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웃었다.
한편, '곤지암'은 1979년 환자 42명의 집단 자살과 병원장의 실종 이후, 섬뜩한 괴담으로 둘러싸인 곤지암 정신병원으로 공포체험을 떠난 7명의 멤버들을 모습을 담은 공포 영화다. 정범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위하준, 박지현, 오아연, 문예원, 박성훈 등이 출연한다. 3월 28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영화사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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