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주요 선거는 연령대별 투표율이 승패를 갈랐다. 20~30대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으면 진보 성향 정당이 유리하고, 60세 이상 실버세대 투표율이 높으면 보수 정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최근 주요 선거를 보면 이런 흐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02년 16대 대통령선거 이후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60대 이상 투표율은 80% 안팎을 기록했다. 60대 이상 투표율이 80.9%로 16대 대선 이후 가장 높았던 2012년 18대 대선은 '세대 투표' 양상이 극명하게 나타난 선거로 꼽힌다. 당시 20대와 30대의 투표율도 각각 68.5%와 70%로 2007년 대선 때보다 15~22%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108만표 차로 이겼다. 60대 이상 유권자가 박 후보에게 대거 표를 던진 게 20·30대 문 후보 지지표를 상쇄하면서 승부가 갈렸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작년 5월 실시된 19대 대선에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위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역대 최다표 차(557만여표)로 누르고 이겼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문 후보 지지 성향의 20대(76.1%)와 30대(74.2%)가 대거 투표장에 나온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이 선거의 60대 이상 투표율은 79.1%로 2012년 대선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보수 정당 후보가 대패한 것은 60대 이상의 투표 성향이 더 이상 '보수 일변도'는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전문가들은 60대 이상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은 앞으로 더 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에 들어가면서 60세 이상도 진영 논리보단 어떤 후보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복지 정책 등을 내놓는지를 보고 투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배종찬 리서치&리서치 본부장은 "60세 이상 유권자들의 비중이 계속 커져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수퍼 유권자 세대'가 될 것"이라며 "60세 이상 유권자들 입맛에 맞는 정책을 제시하는 정당에 표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