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중·고생 사교육비가 1인당 월 27만1000원으로 정부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5.9% 증가로, 늘어난 폭도 가장 컸다. 정부는 사교육비 총액이 18조6000억원이라지만 실제는 그 몇 배일 것이다. 2009년부터 3년간 사교육비는 잠시나마 줄었다. 학교에 다양한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원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했다. 원어민 교사를 뽑아 교실에서 생활영어를 가르치게 한 정책도 효과를 봤다. 하지만 상당수가 그 후 흐지부지됐다. 학교 스포츠클럽 활성화 시도도 처음에만 요란했다. 작년에 사교육비가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가 바로 예·체능이다. 어떤 정책이든 꾸준히 시행하면서 효과를 키워가야 하는데 새 정부는 전 정부 정책을 뒤집기만 한다.

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1.05명까지 떨어진 것엔 젊은 부부들이 학원비·과외비에 짓눌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도 한 이유다. 자녀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교육비로 평균 8552만원을 쓰는데 이 중 사교육비가 75%, 6427만원이나 된다는 금융기관 조사도 있었다. 정부는 '교실 혁명, 공교육 혁신으로 사교육을 잡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실제 하는 일이 없다. 지난해엔 수능 입시 제도를 바꾸겠다고 말을 꺼냈다가 교육 현장에서 반발이 거세자 백지화했다. 정책의 불안감과 불투명성도 학생들이 학원을 찾는 이유이다. 국민도 정부가 사교육 문제를 단칼에 해결해주길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새 정부 출범 후 10개월이 넘었는데 대체 교육부는 하는 일이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