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13일 통합해 바른미래당이 출범했다. 신당 출범을 주도한 안철수 전 의원은 "이념과 진영 논리에 갇혀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정치괴물'을 끝장내겠다"고 했다. 그 말대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모두 우리 사회의 양극단 죽기 살기 정치를 극복하겠다고 나선 정당이었다. 한때 희망이 보이는 듯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 양극화 소용돌이에 빨려들어 빛을 잃었다. 신당의 정강·정책도 창당 당일에 확정될 정도로 진통을 겪었다. 그만큼 우리 정치에서 중도와 합리는 설 자리가 좁다.

제3당이 된 바른미래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한반도 평화통일'을 지향한다고 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6·15, 10·4선언'을 존중한다고도 했다. "낡고 부패한 기득권 보수, 무책임하고 불안한 운동권 진보와 분명 다른 길을 갈 것"이라고 했다. 지금 당장은 북한이 핵을 인정받기 위해 평화공세를 펼치고 있고 정부는 북에 비핵화 요구를 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은 대북 군사 조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는 위중한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은 어떤 원칙으로 나라와 국민을 지킬 건가. 새 정부는 어렵게 지켜온 국가 재정 건전성을 내놓고 허물며 국민 세금으로 선심성 복지·경제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을 위한 올바른 길과 대중(大衆)의 호응 사이엔 간극이 존재한다. 바른미래당은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