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주인공은 ‘피겨여왕’ 김연아(28)였다.

김연아는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마지막 성화봉송주자로 등장해 달항아리 모양의 대형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정수현(북한)·박종아(남한) 선수가 함께 계단을 올라 성화봉송대 앞에서 김연아에게 성화를 전달했다.

앞서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과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잇따라 쇼트트랙 2관왕에 올랐던 전이경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골프 금메달리스트 박인비,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인 안정환이 차례로 성화를 이어받았다.

성화 점화는 올림픽의 최대 하이라이트로 최종점화자는 개막식 직전까지 극비에 부쳐진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는 김연아가 마지막 성화 점화자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우리나라 피겨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줬던 김연아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 활동해 왔다. 특히 2011년엔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서 평창올림픽 유치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김연아는 앞서 그리스에서 성화를 가지고 와 첫 성화봉송주자인 피겨스케이팅 선수 유영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김연아는 지난 2010년 캐나다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지난 2014년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연아는 피겨 불모지인 한국에서 피겨 세계 역사를 갈아치우며 한국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우뚝 서게 했다.

김연아가 마지막으로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의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모두를 빛나게 하라(Let everyone shine)’로 명명된 성화는 전국투어를 마치고 성화대에 올랐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성대한 개회식을 갖고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성화의 불꽃은 지난해 11월 1일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해 전국 17개 시·도를 거쳤다. 성화는 이날 오전 8시 30분쯤 평창에 발을 디뎠다. 평창군청 앞 광장, 평창터미널, 알펜시아 올림픽파크, 이효석 문학관, 월정사, 진부송어축제장, 대회조직위원 등을 거쳐 평창올림픽 스타디움 성화대에 올랐다.

평창에서 진행된 마지막 봉송에는 유명 배우와 운동선수 등 82명의 주자가 참여했다. 성화봉송에 참여한 주요 인사로는 반기문 제8대 UN사무총장, 기보배 양궁선수, 곽윤기 쇼트트랙 선수, 장혜진 양궁선수, 진종오 사격선수, 이영표 전 축구선수 등이 있다.

평창올림픽 성화는 지난해 10월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신전에서 채화됐다. 평창동계올림픽에는 남북한의 인구수를 상징하는 7500명의 주자가 참여했다. 이들은 101일간 2018km를 달리며 성화를 전달했다. 성화는 오는 25일까지 17일동안 평창을 밝힐 예정이다.

동계올림픽의 경우 최근 두 개 대회에서도 개최국의 ‘국민 영웅’으로 여겨지는 인사가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2010 밴쿠버 올림픽 당시에는 캐나다 휠체어 마라토너 릭 한센, 스피드 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카트리오나 르메이 동, 미국 프로농구(NBA) 백투백 MVP에 올랐던 스티브 내쉬, 아이스하키 영웅인 웨인 그레츠키가, 2014 소치 올림픽에서는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아이스하키 선수 블라디슬라프 트레티아크, 피겨 선수 이리나 로드니나가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였다.

올림픽 성화 봉송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시작됐고, 1950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 정식 채택돼 오늘날에 이른다. 한국에는 서울올림픽 이후 30년만에 성화봉송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