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선인민군 창건 70주년 열병식을 열고,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형과 화성 15형을 공개했다.
하지만 공개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등 신형 전략무기는 등장하지 않았다. 대내외적으로 '핵무력 완성'을 과시하면서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고려해 수위 조절을 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이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에서 부산을 피우고 있는 현 정세하에서 인민군대는 고도의 격동 상태를 유지하고 싸움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침략자들이 신성한 우리 조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0.001㎜도 침해하거나 희롱하려 들지 못하게 하여야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오전 11시 30분(평양 시각 오전 11시)에 열린 열병식 실황을 6시간 뒤인 오후 5시 30분부터 100분간 녹화 중계했다.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후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시간도 작년 4월 15일 열린 김일성 105회 생일 기념 열병식(170분가량)에 비해 약 70분 짧아졌다. 병력 1만3000명과 군중 5만명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최대 열병식은 2015년 10월 10일 노동당 창당 70주년에 열렸다. 당시 병력 2만명과 민간인 10만명이 김일성광장을 메웠다. 최근 실각한 황병서에 이어 총정치국장에 기용된 것으로 알려진 김정각 전 인민무력부장이 김정은 오른쪽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