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8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리의 과제는 남북 간에 조성된 대화 분위기를 어떻게 평창동계올림픽 이후까지 이어가 북미 간 대화로 발전시킬 것인가에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신경균 작가의 달 항아리 백자를 선물하고 있다. 이에 앞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 통일의 기반이 된 동방정책을 실시한 빌리 브란트 전 총리의 초상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브란트 전 총리 초상은 동독 출신의 배우이자 화가인 아르민 뮐러 슈탈의 작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비핵화는 나란히 함께 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대화 재개의 단초가 된 것은 지난해 7월 독일 공식방문 때 발표한 베를린 구상”이라며 “당시 독일 평화의 상징인 베를린에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 간 접촉을 제안했는데, 이것이 결실을 봐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실현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독일 베를린에서 평창올림픽 북한 참가 및 남북 간 접촉·대화 재개 등의 내용을 담은 베를린 구상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1970년대 동방정책으로 동·서독 간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를 이룩한 독일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영감을 준다”며 “독일은 우리에게 분단과 대립을 극복하고 평화와 화합에 이르는 경험을 공유해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발전과 민주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고, 앞으로 공동번영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동반자이기도 하다”고 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에 올 때마다 독일이 통일된 것이 얼마나 행운이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며 “독일 사람들은 분단의 삶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려는 문 대통령에 대해 언제나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께서 베를린 연설을 통해 굉장히 용기 있는 의지를 표명했다”며 “당시에는 북한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도무지 알 수 없었지만, 베를린 연설을 계기로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고, 더구나 단일팀까지 구성하게 됐다”고 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고 단일팀 구성에 동의한 것은 올림픽 평화 정신을 구현하겠다는 작은 의지라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올림픽이 끝남과 동시에 이 같은 의지가 사라지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를린에서 이야기했듯이 통일에 대한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하고 작은 것들을 많이 발전시켜 장벽을 느슨하게 해야한다”며 “이산가족 상봉과 상호방문 같은 인도주의적 차원의 교류를 더 넓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