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식령호텔과 스키장 전경.

정부 당국자는 30일 “마식령스키장 남북합동훈련과 관련해 남북간 조율은 마무리 됐다”며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조율이 남았다”고 밝혔다.

북한이 다음달 4일로 예정된 금강산 문화공연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마식령스키장 훈련도 변경되거나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정부측 설명 대로라면 북한이 아니라 미국과의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남북 합동 훈련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마식령스키장 합동훈련과 관련 “북측과 조율할 사항은 없다”면서 “(미국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최종 조율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31일(한국시각) 새벽 중으로 조율을 마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국자가 밝힌 ‘국제사회와의 조율’은 합동훈련을 목적으로 방북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위반과 관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북한에 다녀온 선박과 비행기에 대해 180일간 미국 내 입항을 금지하는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 제재 규정에 따르면 우리 선수단 등이 타고 가는 비행기는 향후 180일간 미국 본토는 물론 하와이, 괌 등 미국령에 입항이 거부된다.

합동훈련시 의례적으로 이뤄지는 기념품 증정이나 선수 간 물품 교환도 국제사회에선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2일 평창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대표단에 대한 한국 측의 지원과 관련해 “북한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물건을 지원해선 안된다. 아이스하키 스틱 1개도 안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한·미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금강산 남북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사전점검 차 방북한 우리측 선발대가 지난 24일 원산 갈마비행장 공항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기존 계획대로 31일 양양공항에서 전세기편을 타고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간 다음, 육로로 마식령스키장으로 이동할 방침이다. 이 일정에 맞춰 선수단과 취재기자단 등도 30일 저녁 강원 지역으로 이동했다.

‘폭설 등 기상 문제로 비행기가 뜨지 못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엔 “아직까지 그런 보고가 들어온 것은 없다”며 비행기 이륙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북간 (합동훈련을 놓고선)문제가 없었던만큼, 예정대로 모든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날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를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한 북측에 전통문을 보내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명의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앞으로 보낸 통지문에서 “북측이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아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를 취소한 데 유감을 표명한다”며 “어렵게 남북관계 첫발을 뗀 상황에서 남북 모두 상호존중과 남북관계 이해를 바탕으로 합의사항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