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이 21일 오전 경의선 육로로 방남, 서울을 거쳐 강릉에 도착해 1박 2일의 사전점검 일정을 시작했다. 경의선 육로가 열린 것은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중단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측 인사가 남측을 방문한 것도 현 단장 일행이 처음이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1일 서울역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전 10시50분쯤 KTX를 타고 서울역을 출발한 현송월 일행은 낮 12시50분쯤 강릉역에 도착했다. 강릉역에는 경찰 병력이 대거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강릉 도착 직후 씨마크호텔에서 점심 식사를 한 현송월 일행은 오후 2시10분쯤 씨마크호텔을 떠나 숙소인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들은 오후 3시 30분쯤 명륜고교 내 황영조기념체육관부터 찾았으나 채 10분도 머무르지 않고, 강릉아트센터로 향했다.

현송월 일행은 오후 3시 46분쯤 강릉시 교동 강릉아트센터에 도착한 뒤 본격적으로 시설점검에 나섰다. 강릉아트센터는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으로 약 한 달 전에 준공됐다.

이들은 이곳에서 998석 규모의 대공연장을 둘러본 후 개인분장실과 단체분장실, 의상실 등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송월 일행은 오후 6시 15분쯤까지 2시간 30분가량 강릉아트센터에 머물면서 음향부터 공연장까지 꼼꼼히 체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사전점검단은 이후 대기 중인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숙소인 스카이베이 경포호텔로 향했다.

방남 첫날 공연장 점검 등 공식 일정을 마친 점검단은 만찬 후 22일 서울 일정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송월은 이튿날 서울로 돌아가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고척돔 등 공연장 후보지를 점검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측 점검단은 서울과 강릉의 공연장을 둘러보면서 원하는 무대를 설치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통일부 등 정부 관계자들과 공연 프로그램 구성 및 무대 설치 등을 놓고 실무 협의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 단장 일행의 방남 기간에 북한 예술단의 방남 일시, 숙소 등도 논의될 수 있다. 북한 선수단은 다음달 1일, 응원단과 태권도시범단 등은 다음달 7일 방남하기로 합의됐지만 예술단과 고위급대표단은 방남 날짜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지연관현악단은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측에 보내기로 한 140여명 규모의 예술단이다. 과거 북한 매체에 등장한 적이 없어 이번 예술단은 방남 공연을 위해 새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현송월 등 북측 인원은 이날 오전 9시 2분쯤 CIQ(남북출입국사무소)에 도착해 입경 절차를 밟았다. 이상민 정부합동지원단 국장과 지난 15일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에 나가 현송월을 만났던 한종국 통일부 과장 등이 CIQ에 나가 이들을 맞았다. 이어 버스를 타고 자유로를 거쳐 서울역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