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봉 전 국가정보원 대북실장은 18일 남북이 전날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금강산에서 대규모 전야제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5·24 대북제제 조치를 무력화한다고 볼 수 있으며, UN 안보리 제재 결의안도 위반한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금강산에서 행사를 해도 우리 물건을 반출해야 될 것 아니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이어 “금강산 시설이 10년 동안 가동 중지됐기 때문에 시설을 보수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은 우리 물자가 반출되지 않고는 힘들 것”이라면서 “마식령 스키장도 활용한다고 하는데, 스키장 이용료가 1인당 하루에 35달러, 호텔비는 300달러인데, 이걸 돈을 안 주고 쓸 순 없다. 돈을 많이 주게 되면 이건 UN 안보리 제재에 분명히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내에 들어온 북한대표단에 대한 체류비를 지원하면서 북한에 가서는 돈을 안 내고 그냥 쓸 건지 하는 부분을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신문이 2014년 1월 1일자 2면 전면에 게재한 마식령 스키장 전경 사진(작은 사진). 이 신문은 2013년 12월 31일자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마식령 스키장 완공식에 참석해 한 손에 담배를 든 채 리프트를 타는 사진을 실었다.

마식령 스키장 이용 장면은 북측의 선전장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마식령 스키장 시설 자체가 굉장히 낙후돼 있다. UN 제재 하에서 시설을 만들다 보니까 굉장히 열악하고 날림 공사를 했기 때문에 수시로 사고가 난다”면서 “국제기준으로 봤을 때는 광고 거리도 못 된다. 이걸 가지고 국제사회에 선전한다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측 방문단 단장으로 누가 올 것 같냐는 질문과 관련해 김 전 실장은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목했다. 그는 “북한이 최룡해를 보낼지 아니면 김영남을 보낼지 아니면 최휘 국가 체육지도위원장을 보낼지 재고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2인자인 펜스 부통령이 오는 만큼 북한에서도 격을 맞춰 2인자인 최룡해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전 실장은 북한이 평창올림픽 이후 태도를 바꾸는 것 아니냐는 청취자 질문엔 “(올림픽이 끝나고) 4월 1일부터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다. 이 훈련은 5월 말까지 2달 간다”면서 “이 기간에 북한이 대응 차원에서 핵 실험을 하거나 아니면 SLBM을 쏘든가 아니면 ICBM을 쏠 가능성이 굉장히 농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미국이 현재 설정해 놓은 레드라인을 완전히 넘는 것”이라며 “아마도 한반도가 전쟁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남북한 간에 이렇게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더라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전까지는 한반도 정세가 안정되기는 힘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