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국방 분야 협력은 1980년 수교 이래 별다른 것이 없었으나 2011년 아크부대 파병을 계기로 급진전됐다. 아크부대 파병 자체가 UAE의 실력자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아부다비 왕세제·사진)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이번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났던 인사다.

UAE군(軍) 부총사령관인 그는 2010년 5월 방한 당시 우리 특전사의 대테러 훈련을 참관한 뒤 김태영 당시 국방장관에게 "이런 부대가 우리 UAE군을 훈련시켜주면 좋겠다"고 했다. 실제로 UAE는 그해 8월 우리 정부에 특전사 파병을 공식 요청했고 이듬해 1월 특전사 150명이 아부다비 알아인의 특수전 학교로 파병됐다. 알아인은 UAE의 국부(國父)인 자이드 초대 대통령이 성장한 지역으로 아부다비 왕가의 고향과 같은 곳이고, 부대명 '아크'(Akh)는 아랍어로 '형제'를 뜻한다.

아크부대 파병 이후 한국의 대(對)UAE 방산 수출도 크게 늘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파병 전 5년(2006~2010년)의 무기 수출은 393억원이었지만 파병 후 5년 동안(2011~2016년)은 1조2000억원으로 약 30배 늘었다. 지난 2월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IDEX)에는 한화그룹 방산 부문 계열사 4곳이 참가하기도 했다.

당시 한화는 최신 유도 무기인 천무와 지대공미사일 표적탄(K-BATS), 한화테크윈은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한화시스템은 최신 통합 감시 체계, 한화디펜스는 K21 보병전투차량 등을 선보였다.

한·UAE 간 국방 협력의 물꼬를 튼 무함마드 왕세제는 현재 와병 중인 칼리파 UAE 대통령 겸 아부다비 지도자를 대신해 UAE 국정을 이끌고 있다. 2010년 이후에도 두 차례(2012·2014년) 더 공식 방한하는 등 한국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그 뒤 한국 정부가 UAE에 대한 각종 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문재인 정부 들어선 탈(脫)원전 기조로까지 가는 데 대해 불쾌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