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엔 석유뿐만 아니라 젊은이도 많습니다. 이제 이들이 사우디의 희망입니다."

사우디의 유명 싱크탱크 킹파이살 연구소의 무함마드 알 수다이리〈사진〉 연구원은 4일 수도 리야드 킹파이살 연구소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저유가 시대를 돌파할 힘을 젊은이들에게서 찾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우디는 인구 2100만명의 70%가 30세 이하로, 경제 성장의 기반이 될 인구 보너스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사우디 정부는 오일 머니로 국민의 생계를 책임졌고 국민도 이를 당연시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걸 모두 실감하고 있다"며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이 각종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게 된 것은 이 같은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빈살만은 최근 2030년까지 국가 개조를 목표로 한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했다. 홍해 연안에 음주와 비키니 착용을 허용하는 관광특구를 설치하고 요르단·이스라엘 접경지인 아카바만 일대에 최첨단 복합 도시 '네옴'을 건설할 예정이다. 관광 산업 육성을 위해 음주 등 각종 금기를 깨기로 한 것이다. 수다이리 연구원은 "사우디는 성지 순례 비자는 있지만, 관광 비자는 따로 없었다"면서 "관광특구를 위한 휴양 시설 등이 준비되면 관광 비자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는 "석유에만 의존하지 않는 산업 다각화 정책은 외화벌이뿐 아니라 사우디 젊은 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일석이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홍해 휴양지 프로젝트를 통해 약 3만5000개의 일자리와 150억 리얄(약 4조5000억원)의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다이리 연구원은 "빈살만이 여성 운전·스포츠 관람 허용 등 개혁 정책으로 젊은 층으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어 강성인 종교계도 반발을 못하고 있다"며 "이 지지를 바탕으로 사우디는 앞으로 변화를 거듭하며 새로운 나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