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수사구조개혁단장(오른쪽 끝).

경찰 내에서 ‘검찰로부터 수사권 독립’을 공개적으로 가장 강하게 주장해온 인물인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판·검사들이 과도한 예우를 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청장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 고위공직자들은 특권의식에 젖어 살고 있다”며 “국민들의 세금이 그들의 품위유지를 위해 펑펑 낭비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황 청장은 “차관급 이상의 대우를 받는 사람(고위공직자)들이 꽤 있는데 이들에겐 전용차량이 제공된다”며 “그들은 허구한 날 공무를 핑계로 고급호텔이나 고급음식점을 들락날락하고, 매월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상당 액수의 업무추진비나 특수활동비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쓸데없는 대우는 특별히 검사나 판사에게 집중되어 있다”며 “그들이 하는 일이 뭐 그렇게 대단한지는 모르지만 다른 영역보다 월등히 대우받는 자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엔 50여명 가까운 검사장급 검사들이, 법원엔 200여명의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판사들이 그 주인공들”이라며 “이들 모두 차관급 대우를 받고 있다. 법원·검찰에 대한 과도한 예우는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청장은 “이런 사람들이 많은 게 결코 좋은 사회도, 선진사회도 아니다”며 “이런 예우 때문에 민과 관의 거리는 멀어지고 그만큼 정부에 대한 신뢰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황 청장은 경찰대 1기 출신으로 경찰의 수사권 독립과 검찰 비판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2005년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 조정 문제로 공개 마찰을 빚었을 때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으로 선봉에 섰고, 2012년엔 경찰청 수사기획관으로 뇌물 수수 혐의를 받던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에 대한 경찰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황 청장은 지난해 말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에 임명된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검찰이 개혁의 단두대 위에 올랐다" "우리 검찰은 악마 같다"는 등 발언을 쏟아내 논란을 빚었다. 그는 "(과거 군사 정권은) 검사에게 특권적 지위를 부여하는 대가로 정권의 충견(忠犬)으로 활용했다"며 "(민주화 이후) 군사 독재가 물러간 자리에 검찰 독재가 들어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