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이층버스 하면 런던을 떠올린다. 하지만 앞으로는 런던이 아닌 경기도가 그 자리를 대체할 지도 모르겠다.

경기도가 서울로 출·퇴근하는 도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파주, 안산 이층버스를 주말과 공휴일은 주요 관광지로 노선을 바꿔 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촌역을 출발해 파주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인 '감악산 출렁다리'를 경유하는 2층 버스를 직접 타봤다.

파주, 안산 이층버스는 주말과 공휴일은 주요 관광지로 노선을 바꿔 운영한다.

감악산출렁다리로 향하는 이층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출발지인 금촌역으로 향했다. 버스 출발까지 한참 남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이 2층 맨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해당 버스는 별도의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좌석이 배정되는 방식으로 금촌역을 출발해 문산역, 적성전통시장을 거쳐 감악산출렁다리에 도착하게 된다. 이 때문에 금촌역이 아닌 문산역에서 버스를 탑승하는 관광객 중 일부는 2층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그동안 경기도 이층버스는 주말 및 공휴일에는 승객이 부족해 운행되지 않고 있어 활용방안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무원 아이디어 팡팡 오디션'을 개최, 이중 최우수상을 받은 '이층버스 활용방안 수립'에 따라 해당 노선을 도입한 것이다. 지난 10월 14일 첫 운행을 시작한 감악산출렁다리 이층버스는 1주 차 427명이 이용했으며 입소문을 타고 2주 차에는 889명으로 승객이 크게 증가했다.

이층버스 내부에는 좌석별 독서 등, USB 포트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층버스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곳에서 창밖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2층 맨 앞 좌석은 멋진 풍경 관람과 버스의 속도감까지 느낄 수 있는 명당으로 손꼽힌다. 또한 이층버스에는 좌석별 독서 등, USB 포트 등의 편의시설이 구비돼 있으며 교통약자를 위한 휠체어 전용공간과 도움 버튼이 갖춰져 있다.

버스에 탑승한 한경문(37, 서울시 은평구)씨는 "평소 출퇴근길에 이층버스를 보면서 아이들과 꼭 같이 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TV에서만 보던 이층버스를 타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아빠로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버스에서 내린 뒤 출렁다리를 건너보기 위해 감악산으로 향했다. 정류소에서 내려 산책로를 따라 약 20분 정도 걷다 보니 출렁다리가 나타났다. 붉은빛을 띠고 있는 출렁다리는 절정에 이른 주변 단풍과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뽐냈다. 폭 1.5m, 길이 150m로 국내에 설치된 산악 다리 중 가장 긴 이 다리는 주말 평균 5천명 이상이 방문하는 파주 대표 관광명소다.

떨리는 마음으로 출렁다리 위로 발을 올렸다. 막상 다리 앞에 서니 가파른 경사의 다리가 더욱 기울게 느껴졌다. 다리의 중간 정도까지 이동하자 왜 이 다리가 출렁다리라는 명칭을 가지게 됐는지 알 수 있었다. 그 흔들거림의 정도가 마치 그네를 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감악산출렁다리는 주말 평균 약 5천명 이상이 방문하는 파주 대표 관광지다.

감악산출렁다리를 건너 본 이미예(56, 서울시 광진구)씨는 "전국의 많은 산들을 방문해 봤지만 이렇게 아찔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며 "다리를 건너기 너무 무서워 중간중간 멈추는 바람에 10분이나 출렁다리 위에 있었다"라고 말하며 즐거워했다.

감악산에는 출렁다리 외에도 범륜사, 윤계폭포 등의 명소도 위치해 있다. 시간적·체력적으로 여유 있는 관광객이라면 등산도 하면서 감악산의 멋진 명소들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한편, 경기도는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이층버스를 해마다 50~100대씩 늘려나갈 예정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층 버스 도입이후 운행노선의 평균 입석률이 전년대비 45%(10.3%→5.7%) 떨어졌고, 승객들의 이용만족도가 78%로 높게 나타났다"면서 "2층버스 도입이 확대됨에 따라 안전대책을 보다 강화하여 도민들의 안전하고 편리한 출·퇴근길이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