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KAIST)는 2017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전체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6위에서 2계단 상승했다. 국내 대학 중에선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1971년 설립 이래 46년 동안 박사 졸업생만 1만1700명을 배출하는 등 고급 과학 기술 인재를 육성하면서, 아시아 최상위 연구 중심 대학의 지위를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도전 정신 강조하는 연구 풍토

카이스트의 강점은 단연 연구 성과를 꼽을 수 있다. 카이스트가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한 실질적 문제를 해결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설립 초기부터 '우리나라가 당면한 문제를 발견하고 그 해법을 찾아내자'는 목표하에 연구를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수의 카이스트 교수가 탁월한 성과로 잇따라 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룡 화학과 교수는 세계 학계가 20년 동안 풀지 못한 다공성 제올라이트를 개발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 노벨 화학상 수상 후보'(톰슨 로이터)에 이름을 올렸고, 대사 공학의 권위자인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2014년 세계 최고 응용생명 과학자 20인(네이처 바이오 테크놀로지)에 선정됐다. 국내 최초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한 오준호 기계공학과 교수는 2015년 세계 재난로봇 경진대회에서 미국항공우주국(NASA)·MIT 등 쟁쟁한 경쟁 상대를 꺾고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네이처지 등 국제 저명 학술지에 카이스트발(發) 논문을 게재하는 교수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연구 성과는 카이스트의 연구 풍토에 도전 정신이 뿌리를 내린 덕분이다. 카이스트는 지난해 세계적으로 풀리지 않는 난제(難題)나 인류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연구를 최장 30년 동안 지원하는 '그랜드 챌린지 30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국내 연구 풍토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프로젝트라는 평가를 받는다.

카이스트의 연구 혁신 정책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카이스트는 올해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교원당 논문 수(6위)와 논문당 피인용 수(8위)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올해 상반기 세계 대학 평가 학문 분야별 순위에서는 신소재공학과(세계 13위)와 생명화학공학과(15위) 등 20위 안에 6개 학문 분야가 진입했다.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연구실에서 학생들이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카이스트는 올해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전체 4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최상위 연구 중심 대학의 지위를 다지고 있다.

학생들의 질문과 토론이 활발한 대학

카이스트 캠퍼스 내에선 학생, 교수, 연구원이 자유롭게 어울려 생각을 나눈다. 최근 한 조사에서 학생과 교수 간 질문과 수업 중 토론이 가장 활발한 대학으로 카이스트가 뽑혔다. 2013년 도입한 '에듀케이션 3.0 프로그램'이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프로그램은 교수가 강의 자료를 제공하고 조언하는 역할만 수행하고, 토론, 발표, 팀 프로젝트로 구성된 수업은 학생이 주도하는 방식이다.

카이스트는 또 ▲소수 정예 인재를 대상으로 하는 KPF(KAIST Presidential Fellowship) ▲창업과 학위를 동시에 획득할 수 있는 K스쿨 프로그램 등 전천후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용 중이다.

국제화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카이스트는 오는 2020년까지 외국인 교수 비율 10%, 외국인 학생 비율 10%를 목표로,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제 도시에 뒤지지 않는 국제적 캠퍼스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카이스트는 현재 전체 교과목의 84% 이상(학사 과정 70%, 석·박사 과정 90%)을 영어로 강의하고 있다.

올해 초 취임한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은 ▲기존 세부 전공 학제와 전 학년 무(無)학과 제도를 병행하는 교육 혁신 ▲세계적 플래그십 융·복합 연구 그룹을 육성하는 연구 혁신 ▲캠퍼스 내 이중 언어 환경을 구축하는 국제화 혁신 ▲기업가 정신 교육 강화 등 기술 사업화 혁신 등 다양한 혁신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 총장은 "카이스트는 대한민국 과학 기술의 장기적 발전을 견인하는 중추기관으로 끊임없이 혁신을 단행하고 있다"면서 "학문적·기술적·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