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31일은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의 횃불을 치켜든 지 정확히 5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쉽게 풀어주는 영화와 다큐가 선보인다. 18일 개봉하는 '루터'와 13일부터 매주 금요일 방영되는 CBS TV의 3부작 '다시 쓰는 루터 로드'다.

영화 '루터'는 종교개혁이 싹트던 시대 풍경을 입체적으로 그린다. 가령 면죄부 판매 상황을 묘사한 장면은 생생하다. 광장에 촌부들이 운집한 가운데 요한 테첼 신부는 자신의 손바닥을 횃불로 지지는 시늉을 한다. 이어 지옥불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그린 걸개 그림이 펼쳐지고 테첼은 외친다. "심판의 날, 온몸이 영원히 불타오르면 어떻겠는가. 부모, 조부모를 지옥불에서 건져낼 방법이 있다. 오늘 밤 선물을 받으러 오라."

영화‘루터’중 루터가 비텐베르크 교회 문에‘95개조 논제’를 붙이는 모습.

[31일 '500주년'되는 종교개혁이란?]

눈앞에 펼쳐진 연옥을 목격한 사람들은 공포감에 성당으로 밀려든다. 그들에게 "동전이 헌금함에 떨어지는 순간, 영혼은 연옥에서 빠져나온다"며 종이 한 장씩 나눠준다. 면죄부(면벌부)다. 신학박사이기도 한 루터는 이런 상황을 참지 못하고 당시 비텐베르크 도시의 게시판 역할을 하던 교회 문에 '95개조 논제'를 붙인다. 2003년 제작된 이 영화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 주인공 조셉 파인즈가 루터 역을 맡았다.

다큐 '다시 쓰는 루터 로드'는 루터교 최주훈 목사와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등 4명이 루터의 발자취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형식이다. 루터가 '95개조 논제'를 붙였던 비텐베르크, 최초의 개신교 예배당으로 건축된 토르가우 교회, 루터가 성경을 번역했던 바르트부르크 성(城), 루터가 수도사 생활을 했던 에르푸르트와 제국의회에 불려갔던 보름스 등을 훑는다.

출연자들은 이 지역들을 탐방하며 루터가 종교개혁의 횃불을 들 수밖에 없었던 500년 전과 현재 한국 교회의 모습을 비교한다. 제작진은 "단지 역사 탐방이 아니라 현재의 한국 교회에 필요한 교훈을 고민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