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유희관은 투구이닝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시즌 200이닝 달성은 사실상 좌절됐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10개팀 144경기 체제에서 선발투수는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면 최대 30~32경기에 나설 수 있다. 선발등판 평균 6이닝씩만 던져도 투구이닝은 180이닝을 넘길 수 있다. 평균 7이닝 가까이만 던지면 200이닝 이상 투구가 가능하다.

실제 144경기 체제가 시작된 2015년 200이닝 투수는 2명이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 조쉬 린드블럼(210이닝)과 NC 다이노스 에릭 해커(204이닝)가 이닝이터의 면모를 드러냈다. 지난 시즌에도 KIA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206⅔이닝)과 양현종(200⅓이닝), SK 와이번스 메릴 켈리(200⅓)가 200이닝 이상을 던졌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200이닝 투수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이닝이터가 사라진 셈이다. 그만큼 선발투수들의 힘이 많이 떨어지고 타고투저 현상이 계속됐다는 이야기다.

25일 현재 투구이닝 부문 1위는 두산 베어스 유희관이다. 유희관은 이날 현재 188⅓이닝을 기록하며 3년 연속 180이닝 투구 기록을 이어갔다. 그러나 유희관은 앞으로 정규시즌 등판이 한 번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24일 kt 위즈와의 홈게임에서 5이닝을 던진 유희관은 정상적인 로테이션이라면 시즌 마지막 경기인 SK와의 홈게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이닝 완투를 해도 200이닝에 도달할 수 없다.

이 부문 2위인 KIA 헥터는 최대 2경기에 선발등판할 수 있다. 이날 현재 186⅔이닝을 던진 헥터는 2경기에서 7이닝씩만 채우면 200이닝 고지를 넘어선다. 헥터는 지난 22일 두산전에 나섰기 때문에 휴식일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KIA가 두산과 페넌트레이스 우승 경쟁을 시즌 끝까지 할 것으로 보여 헥터가 최대한 많이 등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7이닝씩 던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22일 두산전에서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3볼넷 7안타를 허용하며 고전했기 때문이다.

투구이닝 부문 3위는 SK 켈리이다. 그는 185이닝을 던졌다. 그가 등판할 수 있는 경기는 1경기 밖에 안된다. 2년 연속 200이닝 기록은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켈리 역시 3시즌 연속 180이닝 이상을 기록하며 이닝이터의 면모를 유지했다.

최근 감독들 사이에서는 선발투수의 완투를 꺼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불펜진 운영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닝이터가 사리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