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중국은 차세대 '고온가스로' 개발 상황을 설명했다. 우리도 이를 연구했지만 중국은 올해 안에 상용화에 들어간다고 한다. 중국은 '소듐냉각고속로'도 개발 중이다. 후쿠시마 사고를 겪은 일본조차 원전을 재가동하면서 폴란드에 고온가스로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거꾸로 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 수출이 아니라 탈원전 총력전 중이다. 백운규 산자부 장관은 지난 12일 경주 지진 발생 1년을 맞아 "한국은 원전 인근 인구 밀집도가 높아 지진 등 자연재해가 큰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지진만으로 원전에 사고가 난 경우는 전 세계에 한 건도 없다. 산자부가 개설한 '에너지전환정보센터' 홈페이지는 탈원전 논리 일색이다. 산자부는 현재 가동 중인 원전 24기 전체의 안전성과 투명 경영 여부를 전수조사하겠다고 했다. 원전 안전성은 상시 점검해야 하는 것이지 이렇게 쇼하듯 하는 것이 아니다. 소듐냉각고속로는 우리도 10년간 연구해왔지만 탈원전 정책으로 설계 자체가 보류됐다. 산업부는 본업인 산업 정책은 뒷전이다. 조선, LCD, 자동차 등 한국 주력산업이 줄줄이 위기인데 정책 하나 제대로 나온 것이 없다.

지금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원전 수출 길이 열리고 있다. 다음 달 사우디가 200억달러(약 22조6000억원) 규모의 원전 2기 건설을 국제 입찰에 부친다.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프로젝트도 한국전력이 참여를 타진하고 있었는데 중국이 치고 들어오고 있다. 수십 년 쌓아온 국내 원전 기술이 무너지는 결과는 중국에 고스란히 반사 이익으로 넘어가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