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작권 전환 후 지휘 구조 논의 중단]

전작권(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사령부에 대해 주한미군사령관이 논의 중단을 요청해 사실상 원점 재검토 상태에 들어간 것은 향후 한·미 간 전작권 논의에 있어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작권이 한국군 손에 넘어온 뒤의 지휘 기구(구조)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노무현 정부 이후 논란이 계속돼온 전작권 논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2월 한·미 국방장관이 '2012년 4월 전작권 전환'에 합의한 뒤 전작권 전환 시기는 두 차례 연기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2015년 12월 연기'로 합의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10월엔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시기를 못박지 않고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함으로써 2020년대 중반 이후로 사실상 무기 연기됐다. 특히 이 회담에선 전작권 전환 후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는 '미래사령부'(가칭) 지휘 기구에 합의했다. 세계 최강인 미군은 소규모 부대를 제외하곤 타국군의 지휘를 받지 않는 '퍼싱 원칙'이라는 불문율을 가져왔는데 미래사령부는 이를 깬 유례 없는 파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여기엔 한국군에 매우 우호적이었던 제임스 서먼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올 들어 미국에선 철저히 '미국 중심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섰고, 우리나라에서도 전작권의 조속한 전환을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해 정치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은 미래사령부 논의 중단이 필요한 이유로 한미연합사와 주한미군사, 유엔사의 역할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작권 전환 후 한미연합사를 대체할 미래사령부의 역할과 위상이 연합사보다 낮아질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한 소식통은 "미군 측은 미래사령부 사령관을 한국군이 계속 맡게 될 경우 부사령관을 중장급으로 낮추고 주한미군사·유엔사 사령관을 대장으로 임명하려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주한미군사령관(대장)이 한미연합사령관, 유엔군사령관을 겸하고 있다. 현재는 주한미군 전력 전부가 연합 작전 체제에 포함되지만, 이렇게 바꿀 경우 미군 필요에 따라 일부만 연합 작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