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유치원 집단 휴업이 일단 철회 쪽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구조적인 문제는 그대로다. 사립 유치원 집단행동은 현재 24%인 국공립 유치원을 40%로 늘리겠다는 정부 정책에 반발한 것이다. 유치원 단체는 "출산율의 저하로 취원(就園) 유아가 해마다 감소하는데도 공립 유치원을 신증설하면 사립 유치원을 죽이는 것과 같다"고 한다.

OECD 회원국 평균 국공립 유치원 비율은 69%다. 국공립 유치원은 계속 늘려야 한다. 문제는 저출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10년 전 2007년 출생아가 49만3138명이었는데 올해는 35만6000명 선으로 예상된다. 결국 유치원·어린이집에 가는 아이들 숫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채산을 못 맞추는 유치원·어린이집이 쏟아져나올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 빚어진 혼란도 근본 원인은 같다. 저출산으로 학령(學齡)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데 교육 당국은 사범대·교대 구조조정을 소홀히 했다. 이것이 누적돼 교사가 남아돌았고 할 수 없이 교사 임용시험 선발 숫자를 줄이자 교대생·사범대생들이 들고 일어났다. 교사 정원 축소가 기간제 교사들의 정규직 전환 시도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이 일면서 기간제 교사와 교대생·사범대생 간 갈등까지 벌어졌다.

올해 합계출산율은 1.03명까지 떨어질 거라고 한다. 부부가 아이 한 명을 낳는 것이다. 저출산 대책에 12년간 126조원을 쏟아부었는데도 역부족이다. 출산율을 높이는 노력은 계속해야 하지만 저출산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다. 설사 지금 당장 출산율이 획기적으로 올라간다 해도 당분간은 유치원·어린이집 문제와 같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게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역대 정부가 이 사태를 뻔히 내다보면서도 대비하지 않았다. 새 정부 역시 엉뚱하게 교사 숫자를 늘리겠다는 걸 보면 기대할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