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은 평택의 비상을 보여주는 또다른 상징이다. 1986년 국제무역항으로 개항한 평택항은 천혜의 지리적 조건을 바탕으로 작년에는 컨테이너 물동량 62만TEU 달성, 7년 연속 자동차 수출입처리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컨테이너 정기항로가 부족하다. 특히 중국과 가까운 이점 때문에 대부분의 물동량을 의존하고 있지만 사드 배치 갈등 여파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삼성과 LG 산업단지 등이 잇따라 평택항 배후에 들어오면서 항로 확대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경기도와 경기평택항만공사는 최근 '항로 다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신규항로 개설과 시장확대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풍부한 노동력과 자원을 갖춘 동남아 지역에 생산거점을 옮기자 2013년부터 동남아 시장 확대를 위한 선제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태국·필리핀·베트남의 화주나 물류기업을 대상으로 평택의 우수한 항만 인프라를 알리고 신규 컨테이너 항로 개설을 추진해왔다.

특히 경기평택항만공사는 경기도, 평택시, 평택지방해양수산청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현지 정부기관, 해운 항만물류 업체를 대상으로 화물유치·신규항로 개설 협의를 주도하고 있다. 그 결과 베트남의 물류협회, 항만청, 상공회의소, 호치민 한인상공연합회와 필리핀의 한인상공회의소, 경제특구청 등과 상호협력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같은 활동에 힘입어 작년 4월 홍콩, 베트남 하이퐁을 잇는 동남아 신규항로를 시작으로 8월 베트남 호치민과 태국 방콕과 람차방을 잇는 정기노선이 추가 개설됐다. 그리고 올해 5월에는 베트남 하이퐁과 홍콩을 잇는 항로가 추가 개설되며 안정적인 항차수 기반을 마련했다. 동남아 항로가 잇따라 개설되면서 작년 태국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142% 증가한 1012 TEU를 기록했다. 특히 2개의 항로가 개설된 베트남은 1만5066 TEU로 339%의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경기평택항만공사가 항로 다변화를 위해 8월 17일 태국 방콕에서 현지 화주와 물류기업 등을 초청해 항만 활성화 세미나를 갖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태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86%나 증가한 2295 TEU를 기록했다. 베트남도 작년과 비교해 277% 증가한 1만2358 TEU를 처리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동남아 항로의 물동량이 늘면서 국가별 점유율도 개선되고 있다. 작년에는 중국의 수출입 물동량이 전체의 91.4%나 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87.4%를 기록하며 90%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필리핀 5.9%, 베트남 3.9%를 차지하며 동남아 수출입 물동량의 점유율이 점차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경기평택항만공사 김정훈 전략기획팀장은 "ASEAN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 큰 교역시장이기 때문에 주요 교역국인 중국과 ASEAN 국가를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수립해 관계기관과 선제적 마케팅을 펼쳐왔다"며 "앞으로도 중국 의존도를 분산시키며 지속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신시장 개척과 항로 다변화 구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월 14일부터 19일까지 태국 람차방과 방콕에서는 '2017 평택항 태국 포트 세일즈'도 펼쳐졌다. 경기도, 평택시, 경기평택항만공사로 구성된 대표단은 평택항~태국간 운영항로 안정화와 추가 항로 신설 등 시장 확대에 집중했다. 태국국제물류박람회에서 홍보관을 운영하며 아세안 물류 관계자와 현지 선·화주, 물류기업 등 박람회 참가자를 대상으로 평택항의 물류 경쟁력과 운영항로를 적극 홍보했다. 또 태국은 물론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세안 주요국 물류 대표단을 대거 초청해 설명회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