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가 중국 국경에 군대 보냈는데도…]

[중국, 인도와 13억 대 13억 군사충돌 하나]

중국과 인도가 두 달째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는 히말라야 고원 둥랑(洞朗·부탄명 도클람)에 인도군이 대규모 군대를 증파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국 간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고 홍콩 동방일보가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군은 최근 중국·인도·부탄 3국 접경지대인 둥랑 인근 시킴 등지에 병력을 대거 증파해 병력 규모를 4만5000여명까지 늘렸다. 인도군 33군 소속인 17·27사단과 20산악사단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단별 병력 규모는 1만~1만5000명이다. 동방일보는 "인도군이 추가 병력도 중국 접경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군과 인도군은 이 지역에서 지난 6월부터 대치하고 있다. 중국군이 인도 국경 방향으로 도로를 확장하는 공사를 시작하자 접경국인 부탄이 강력 항의했고, 인도는 부탄과 맺은 상호방호조약을 근거로 병력과 불도저 등을 투입해 중국 측의 공사를 막았다.

중국 정부는 이를 영토 침입 행위로 간주하면서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둥랑과 가까운 티베트에서 신형 전차와 다연장 로켓 등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 훈련도 벌이는 등 연일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철수 요구를 거부하면서 이 지역 거주민들에게 소개령을 내리는 등 무력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양국은 물밑 접촉을 갖고 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인도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국경 분쟁 사태가 무력 충돌로 이어지면 인도가 중국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핵심 교통로인 인도양을 봉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수입하는 원유 물량의 80% 이상이 인도양과 말라카 해협을 거쳐 중국으로 들어간다. 싱가포르국립대 동남아연구소의 군사 전문가 라지브 란잔 차투베디는 "중국군이 군사적 모험을 하면 인도는 그에 맞는 대응을 할 것"이라며 "충돌이 고조되면 해상 봉쇄로 갈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 등은 이날 "인도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중거리 대함미사일 도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인도 해군은 지난 8일 국제 무기시장에서 실전용 270기, 훈련용 50기, 함정 장착용 발사 시스템 24기 등 300기가 넘는 중거리 대함미사일 입찰공고를 냈다고 이 통신은 보도했다.

미국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미군은 지난 6월 3억달러 규모의 군 수송기와 정찰 드론의 인도 판매를 승인했고, 7월에는 인도군과 함께 인도양 벵골만에서 열흘간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