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맞아 전격 단행한 백악관 공보라인 개편에서 '살아남은' 28세 여성 보좌관이 화제다. 호프 힉스 전략공보국장이 그 주인공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언터처블(untouchable·무적) 호프 힉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힉스가 트럼프 대통령 측근으로서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냈고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고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힉스는 뉴욕 컨설팅 회사 근무 당시 트럼프 대통령 장녀 이방카와 함께 일한 인연으로 트럼프그룹에 발탁됐다.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담당 보좌관이자 수행비서 역할을 하다가 백악관에 입성했다. 힉스의 연봉은 17만9700달러(약 2억원) 수준으로 백악관 보좌관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힉스는 다른 백악관 보좌관들과 달리 언론 노출을 꺼리며 주목받는 것을 피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활동도 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계정은 비공개이고 트위터 계정은 아예 없다.
힉스는 트럼프그룹부터 이어진 인연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실해 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화난 사람으로 묘사되는 데 불만을 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매력적이고 친절한 사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반대 의견을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의 결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동료들은 힉스의 이런 소통 방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비슷하다고 평가한다. 마크 쇼트 백악관 의회 담당 수석보좌관은 "긴급한 사안이 일어날 때 힉스는 대통령에게 정보를 빨리 전달하고 우리가 필요한 답변을 들고 온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힉스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언론을 대하도록 내버려 둬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백악관 안팎에서는 힉스의 이런 방식에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 대한 배신감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등 폭탄 발언을 쏟아낸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만 해도 ‘배석을 했으면 대통령이 아무 말이나 하지 않도록 철저히 보좌를 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을 통제할 수 있는 보좌관은 애초에 없다며 오히려 힉스가 대통령의 ‘통제 불능’ 성격을 잘 다룬다는 평가도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언론 비서였던 스투 로에저는 "힉스는 세계 역사상 최악의 클라이언트와 함께 훌륭하게 일하고 있다"며 "트럼프를 진정시킬 영구적인 해결책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