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선폭포 매표소를 지난다. 작은 출입문을 들어선다. 거대한 바위 협곡은 속세와는 전혀 다른 이상향을 연상케 한다. 한두 사람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이다. 큰비가 쏟아지면 길은 그대로 무서운 물길로 변할 지형이다.
양 옆으로 깎아 세운 거대한 바위벽 사이로 걸음을 옮긴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모험을 하는 기분이다. 항아리 속 같은 공간에 머무르던 어둠은 뒷모습을 들키고, 버들치는 발소리에 깨어 아침을 맞는다. 등선폭포는 제1폭에서 제2폭으로 이어진다. 제2폭포에서 바라보는 협곡의 풍경이 매우 독특하고 이색적이다. 적은 수량에도 불구하고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글·사진/ 이종성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