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온 헬기, 빗물 새고 날 추우면 못 날아]

[국방부 산하 중앙 행정기관 방위사업청]

[대통령 직속의 국가 최고 감사기관 감사원]

우리 군이 '명품 국산 무기'로 선전해 온 한국형 기동 헬리콥터 수리온(KUH-1)의 개발과 전력화 과정이 부실투성이였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16일 나왔다. 수리온 개발·양산에는 지금까지 2조7000억원이 투입됐다. 감사원이 수리온 사업을 총괄해 온 방위사업청에 "(결빙 관련) 결함을 보완할 때까지 전력화(납품)를 중단하라"고 통보함에 따라 추가 양산과 수출에 차질을 빚게 됐다.

감사원은 이날 "수리온 헬기의 엔진·기체·탑재 장비 등에 문제가 많고, 기체 내부에 빗물이 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전력화된 60여대 전부가 기본적인 비행 안전성도 갖추지 못한 채 운용돼 왔다"고 했다. 특히 감사원은 "수리온은 비행 안전성과 직결된 결빙(結氷)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채 체계 개발이 끝났고, 이는 2015년 발생한 세 차례의 추락·비상착륙 사고의 직간접적 원인이 됐다"고 했다.

방사청은 2012년 6월 '결빙 시험은 추후 해외에서 실시한다'는 단서를 붙여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전력화 이후 3년이 지난 2015년 10월부터 5개월간 미국에서 결빙 시험이 실시됐지만 불합격 판정을 받고 작년 8월 납품이 중단됐다. 설계부터 새로 해 최소 2년간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는데도 방사청은 이를 무시하고 작년 12월 전력화를 재개했다.

감사원은 결빙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전력화 재개를 결정한 장명진 청장 등 방사청 관계자 3명에 대해 대검에 수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