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방명록에 남긴 ‘대한미국’ 오자(誤字) 관련 보도에 대해 ‘대한미국 방명록은 포토샵으로 조작한 가짜 뉴스’라는 주장이 ‘원본’이라는 방명록 사진과 함께 퍼지고 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원본’이라는 사진이 오히려 방명록의 ‘대한미국’이란 글자를 ‘대한민국’으로 조작한 사진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의 기사를 ‘가짜 뉴스’로 보이게 하기 위해 진짜 뉴스를 가짜 뉴스라고 공격하는 가짜 뉴스까지 등장한 셈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1일 “문재인 대통령 방명록, 한미 FTA 관련 가짜뉴스 쏟아내는 한국 언론”이란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이 시작되자마자 한국 언론들이 “한미 FTA를 재협상하기로 했다”는 등 가짜 뉴스로 음해하고 있다는 것이 글의 골자다.

이 네티즌은 글에서 문제가 된 ‘대한미국’ 방명록 에 대해서도 역시 “박사모와 안철수 지지자들이 포토샵으로 조작한 방명록이 SNS에서 떠돌고 있으며 많은 언론도 가짜 사진으로 호도한다”고 주장했다.

한 네티즌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한미국 방명록'이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며 제시한 '원본' 사진. 하지만 확인 결과 위 사진은 조작으로 밝혀졌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쓴 방명록의 원본이라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 방명록에는 ‘한미동맹, 평화와 번영을 위한 위대한 여정! 2017. 6.29’라는 글 뒤에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혀 있다. ‘대한민국’이 오기 없이 제대로 적혀 있다.

이 네티즌은 그 사진이 원본임을 주장하면서 그 근거까지 제시했다. ‘대한민국’이라고 제대로 적혀 있는 자신이 제시한 사진을 ‘대한미국’이라고 적혀 있는 언론이 보도한 사진과 비교했다. 두 사진은 방명록의 책갈피 끈 방향이 다르고, 스탠드와 펜의 위치가 달라졌다면서 붉은 동그라미로 차이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 네티즌이 방명록 사진 조작의 근거라면서 제시한 근거. 사진 가운데 방명록 끈의 모양이 위 사진과 다르고, 사진상에서 스탠드와 펜이 보이지 않는다.

이 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한 네티즌은 페이스북에서 이 글을 링크하고 “원본 사진을 보니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정확하게 썼는데요. 누가 포토샵으로 조작을 했을까요? 일베? 박사모? 안빠?”며 의혹을 제기했다.

출처=페이스북

이 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주목을 끌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른 네티즌이 이 글을 근거로 “우리나라 기레기들 정말 문제 많네요”고 주장한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방명록 조작은 꼭 수사해서 처벌했으면 좋겠다”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사람이나 방영하는 사람이나 단체에 엄벌이 가해지는 법안을 마련해야한다”는 댓글까지 달렸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대한미국’ 방명록 오기는 문 대통령의 실수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2일 백악관 방명록의 ‘대한미국’은 “대통령의 실수”라고 확인했다.

이와 관련 이준석 바른정당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2일 페이스북에서 “애초에 ‘대한미국’이라고 쓴 것은 그냥 흔히 있을 수 있는 실수의 영역에 들어간다고 보기 때문에 이걸 희화화하거나 조롱할 생각은 없었다”면서 “이를 보도한 언론과 그에 대한 평가를 하는 대중을 오히려 적폐로 몰아가기 위한 일련의 장난은 매우 강하게 비판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